OTT(Over The Top)와 N스크린 서비스를 앞세운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이 전통적 유선 기반 방송 플랫폼을 위협하고 있다.
스마트기기 대중화와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발달에 따라 빠르게 수요가 늘면서 케이블TV 등 전통적인 유료방송을 해지자가 증가하는 이른바 ‘코드커팅(가입탈퇴)’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미국은 크롬캐스트, 넷플릭스, 훌루 등 OTT 사업자가 등장하면서 1인 가구, 저연령층을 중심으로 대규모 코드커팅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익스페리언(Experian)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미국에서 760만명에 달하는 유료방송 가입 해지자가 나타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스트리밍 방식 인터넷 TV를 선호하는 만 35세 이하 세대의 코드커팅 비중은 전체 평균의 갑절 수준인 12.4%로 집계됐다.
반면에 OTT를 포함한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사용자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미국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한 번이라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가구 비율은 17%다. 오는 2017년에는 39%로 고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N스크린 서비스와 OTT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출시된 구글 크롬캐스트는 발매 한 달 만에 무려 2만개를 웃도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CJ헬로비전 티빙스틱, 에브리온TV캐스트 등 국내 사업자가 개발한 동글형 OTT도 온·오프라인으로 유통채널을 확대하며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CJ헬로비전의 N스크린 서비스 ‘티빙’은 최근 가입자 수 680만명을 돌파했다. 30만명에 불과했던 지난 2010년보다 20배 이상 늘었다. 이르면 올 상반기 700만명 고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SK플래닛 ‘호핀’과 콘텐츠연합플랫폼 ‘푹’은 각각 450만명, 300만명 가입자 수를 확보했다. 통신 3사 모바일IPTV 가입자 수는 SK브로드밴드 240만명, LG유플러스 210만명, KT 130만명으로 추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용자 증가에 따라 실시간 방송과 VoD 수요가 기존 TV 수상기에서 스트리밍 방식 미디어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며 “코드커팅, 코드 쉐이빙(저가 서비스로 이동), 제로TV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당분간 국내에서 코드커팅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비교해 유료방송 이용료가 현저히 싸기 때문에 유료방송 가입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 유료방송 평균 이용료는 미국의 30% 가량인 1만원 수준이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OTT 서비스가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지상파 선호도가 높은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OTT로 이동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최성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장은 “저렴한 국내 유료방송 요금을 감안하면 크롬캐스트 등이 코드커팅을 촉발할지는 의문”이라면서도 “OTT가 다양화되고 콘텐츠 분량이 늘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코드커팅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