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더 안떨어질까…이상한 LPG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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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국제 가격에 비해 인하폭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가격 인하요인이 오롯이 반영되지 않으면서 수입사와 LPG를 직접 생산, 판매하는 정유사는 짭짤한 이익을 올릴 수 있게 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SK가스·E1 등 LPG 수입사가 발표하는 국내 LPG 가격에 국제 가격 인하 요인이 모두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LPG 가격은 국제 가격에 수송 비용, 마진 등을 반영해 수입사가 매월 발표한다. 대표 수입사인 SK가스와 E1은 1월부터 국내 자동차용 부탄을 ㎏당 1359원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대비 약 60원을 인하한 것으로 리터 환산 충전소 공급 가격은 896원이다.

이를 두고 국제 가격 인하폭을 감안하면 국내 가격은 더 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 따른다. 지난 11월 부탄 국제 가격이 톤당 약 165달러가량 인하했을 때 업계에서는 국내 가격 하락 요인을 kg당 150원가량으로 봤지만 실제 100원 내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12월 국제 가격은 톤당 30달러가량 떨어졌고 수입사는 인하 요인보다 큰 ㎏당 60원을 내렸지만 이는 전달 인하 요인을 뒤늦게 반영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국제 가격이 유사했던 지난 2009년과 비교해도 지금 가격은 높다. 이달 국내 자동차용 부탄 가격의 기준 국제 가격은 톤당 570달러다. 현재 환율은 1100원대를 오가고 있고 이달부터 할당 관세 2%가 부과되기 시작했다. 수입사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이달 가격을 1359원으로 정했다.

지난 2009년 8~11월 당시 국제 부탄 가격은 각각 톤당 540~595달러를 오가며 지금과 비슷했다. 당시 환율은 지금보다 높은 1200원대를 유지했고 동일하게 할당관세 2%도 부과됐다. 당시 국내 공급 가격은 1206~1294원으로 현재 국내 가격보다 최소 70원가량 싸다.

지금 상황이 유지되면 수입사와 정유사는 LPG 판매 부문에서 상당한 차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LPG 수요 가운데 70%는 수입으로, 나머지는 정유사가 생산한 물량으로 충당하고 있다. 국내 가정·상업용, 자동차용 LPG 수요는 지난 2013년 기준 약 530만톤으로 ㎏당 50원만 덜 인하해도 연간 25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추가로 올릴 수 있다.

LPG 수입사 관계자는 “지난 2009년과 비교하면 운송 비용이 약 세 배 가까이 상승했고 물가 상승분과 국내 공급 비용 인상분이 모두 반영되고 있어 직접적 비교가 불가능하다”면서 “최근 휘발유, 경유 가격이 빠르게 하락한 것에 비하면 LPG 가격 인하속도가 느려 보이지만 현재 국내 가격은 국제 가격 인하 요인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말했다.

<표> 2009년, 2015년 LPG 가격 비교>

표> 2009년, 2015년 LPG 가격 비교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