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SK이노베이션·현대중공업 등의 사업 참여 포기로 추진이 어려웠던 국내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실증단지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54㎿(PCS용량 기준) 규모의 전북 고창 ESS 실증단지 구축사업자로 전력변환장치(PCS) 분야 6개 업체와 중대형 배터리 분야 3개 업체와 협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하지만 대량 배터리 생산이 가능한 대기업 3사가 사업을 중도 포기함에 따라 당초 계획물량 중 절반을 남겨둔 채 사업이 진행된다. 에기평은 부족한 물량은 우선 사업진행 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에기평은 배터리 계획물량(30㎿h) 중 우선 18㎿h급 공급업체만 선정했다. 나머지 부족한 물량(12㎿h)은 연내 예산확보에 따라 제주 조천변전소와 호남화력의 기존 ESS와 연계하거나 별도 입찰방식으로 참여기업을 추가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협약에 따라 리튬이온 이차전지 중소업체인 탑전지가 16㎿h를, 오렌지파워와 인셀이 각각 1㎿h의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이와 함께 PCS 공급처는 LG유플러스와 LS산전을 제외하고 다수의 중소기업이 참여해 계획물량(54㎿) 모두 확보됐다.
에기평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이 사업 중도 포기로 다소 지연됐지만 협약을 마침에 따라 이달부터 부지 설계 등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다”며 “실증단지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연계나 FR용 등 다양한 현장에 적합한 한국형 ESS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은 한국전력 전력연구원과 참여기업 부담금(442억원)을 포함해 정부지원금(334억원) 등 총 776억원을 투입해 고창 한전 전력시험센터 내 3600m²부지에 ESS 설비를 구축한다. 2017년부터 단지를 통해 전력피크용을 포함해 태양광·풍력 연계형뿐 아니라 전력 주파수조정(FR)용 등 다양한 ESS 상용 모델을 검증하게 된다.
<【표】고창 ESS 실증단지 최종 구축사업자 현황 / 자료:에너지기술평가원>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