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채무위기가 발생한 지 5주년이 되지만 여전히 경제성장과 금융안정을 되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거액의 채무와 소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특단의 성장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존은 올해 1.3%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0.8%에서 크게 높아지지 않는 수준이다. 올해 유럽중앙은행(ECB)의 완화정책확대 가능성과 재정긴축 완화 등에 힘입어 약하게나마 경기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제위기 재발 가능성은 적지만 여전히 경기가 불확실하다는 판단이다.
유럽의 재무 건전성 지표는 어느 정도 회복을 보이고 있다. 주가는 지난 2011년 최저치를 보인 이후 약 60% 상승하고 각국 정부의 기록적인 차입비용은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채무위기 이후 가라앉은 실물 경제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로존은 지난 2013년 2년간의 경기침체에서 탈피했다고 하지만 회복 정도는 아직 크지 않다. 스페인은 지난해 3분기 연율 환산 0.5%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그리스도 간신히 성장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청년 실업률이 50%에 가까워 전문가들은 높은 실업률이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로존 전체 경제성장의 65%를 차지하는 유럽 주요국의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유럽 국가 중 가장 경제가 튼튼하다던 독일마저 지난해 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기 부진 우려는 주요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독일은 이후 6개월도 간신히 경기 침체를 면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위원회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도 정체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유로존은 디플레이션의 위험에도 노출돼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를 22개월 연속 밑돌며 지난해 10월에는 0.3%까지 하락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디플레이션 돌입 직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은 과도한 부채와 디플레이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 이를 전환할 수 있는 성장전략이 나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례 없는 수준의 광범위한 경제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유로존 국가들의 정치 협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각국 의회에서 유럽연합(EU)을 반대하는 정당과 유권자들의 세력이 커지고 있어 각국의 협조는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확실한 성장과 고용확대를 만들기 위해서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럽 경제성장률 현황 및 전망 / 자료: IMF 세계경제전망>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