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세계 최고가치의 스타트업에 등극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 벤처소스가 공개한 ‘10억달러 스타트업 클럽’ 명단에 따르면, 샤오미는 29일(현지시각) 실시한 제5차 펀딩라운드를 통해 총 460억달러(약 50조55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기존 기업가치 1위 스타트업인 우버(412억달러)를 누르고 최정상에 오르게 됐다.
이번 라운드를 통해 샤오미는 11억달러의 신규 자금을 유치, 총조달액(TEF)이 14억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총 69개 클럽 가입 스타트업 가운데 국별로는 미국이 49개사로 압도적이었다. 중국이 9개사로 2위다. 다음으로는 인도·EU가 각 4개사, 한국·이스라엘·캐나다도 1개사씩 이름을 올렸다.
국내 업체로는 지난달 첫라운딩에서 포매이션8 파트너스로부터 유치한 1억달러의 TEF를 포함, 총 10억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은 ‘옐로모바일’이 유일했다.
샤오미가 기업가치 100억달러를 돌파한 시점은 지난해 8월. 1년여 만에 5배 가량 늘어난 현 밸류에이션은 레노버보다 3배 높다. 국내 시가총액 2위인 현대자동차(약 38조원)보다도 크다. 이제 네 살짜리 신생 스타트업 치고는 초우량아다.
올스타즈 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IDG, 퀄컴, 알리바바 등 전세계 주요 투자자들이 보는 샤오미의 매력은 뭘까.
샤오미는 올해만 6000만대의 스마트폰 판매를 예상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파죽지세로 커가는 샤오미의 단말기기 판매에는 별 관심없다. 최근 불거진 특허문제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이유다.
이들이 정작 관심있게 보는 숫자는 ‘미우이’의 사용자 수다. 샤오미의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계인 미우이의 유저는 현재 8500만명에 달한다. 자체 앱스토어까지 갖춘 미우이가 향후 샤오미의 ‘캐시 카우’가 될 것이라는 게 이들 캐피탈리스트의 생각이다.
지난 11월 25일, 샤오미 자체 앱스토어의 누적 다운로드 건수는 100억건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7월 보다 2배 많고, 작년 9월 대비로는 10배 폭증한 수치다.
특히, 중국 정부가 구글플레이 스토어 등 주요 외국 앱스토어를 차단하고 있어, 샤오미의 온라인 서비스는 5억명의 스마트폰 사용자를 가진 자국 시장을 기반으로 고속성장이 무난한 상황이다.
WSJ은 “지난 3분기 텐센트의 순익률은 29%에 달했으나, 샤오미는 13%에 그쳤다”며 “단말기 판매보다 플랫폼 개발을 통한 각종 앱과 관련 서비스의 판매가 훨씬 수익성 좋다는 점에 샤오미가 눈뜨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제조라인이 아닌, 앱 개발과 관련 온라인 서비스 확대·강화에 투자한다. 캐피탈 역시 이같은 조건하에 투자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둑해진 밑천을 바탕으로 샤오미의 투자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졌다. 최근 유쿠(동영상)와 웨스트하우스(게임), 아이헬스(헬스케어) 등에 지분 투자를 마친데 이어, 이달초에는 메이디(가전)의 주식 매입에도 나섰다.
<10억 달러 클럽 가입 스타트업 톱10 / 단위: 억 달러>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