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주목해야 할 7대 기술’로 HW와 SW의 근간을 혁신할 3건의 컴퓨팅기술과 미래 ICT융합 부문에서 새로운 기본 생태계의 얼개를 결정할 2건의 플랫폼, 보다 인간에 가까운 2건의 기계장치가 선정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흥남)은 25일 ‘글로벌 ICT 선도를 위한 R&D기획역량 제고’사업의 일환으로 ‘에코사이트(ECOsight) 2.0: 미래기술전망’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ICT기술은 DNA(Data, Network, Algorithm/Architecture)영역에서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변화를 겪으며 타 기술과의 융합을 가속화하고 기술의 불연속적 변화를 초래해 궁극적으로 더 스마트해지는 시대, 더 파괴적인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목해야 할 7대 미래기술’은 ETRI의 독자적 기술성장 지도인 ‘테크-컨투어맵’(TCM)을 기반으로 먼저 50대 미래기술을 추려낸 뒤 이들 기술의 진화속도, 기술발전·수용의 장애요인 돌파 가능성, 관련기술의 관계망에 미치는 영향력, 파괴적 혁신 잠재력 등 기술적 영향력을 분석해 최종 선정했다.
정성영 ETRI 창의미래연구소장은 “세계적인 기술 발전 동향과 산업·시장 변화, 인문·사회 환경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해 글로벌 미래기술 진화 방향과 영향력을 전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감성컴퓨팅=시각 등 오감, 체온〃땀〃혈류량 등 생체신호나 인간의 감정을 읽어내는 기술이다.
현재 음성인식, 표정인식, 표정아래 숨은 감정인식, 소셜 UI/UX(사용자인터페이스/사용자경험) 등 다양한 융합기술이 개발 중이다. 표정인식은 상용화 단계에 도달했다. 표정 이외의 체온, 땀, 혈류량, 몸짓 등 인체로부터 얻은 정보로부터 인간의 생각, 바람 등을 포착하기 위한 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MIT 출신 연구원들이 만든 기업 어펙티바(Affectiva)는 사람의 표정을 읽어 감정 상태를 분석할수 있는 마케팅 SW를 개발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여성의 스트레스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 브래지어, MIT 미디어랩은 원격 신체 신호 측정거울이나 피부의 땀샘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팔찌 등을 개발했다.
△양자컴퓨팅=지난 2011년 록히드 마틴과 2013년 미항공우주국(NASA), 구글 등이 D-웨이브 시스템스의 양자컴퓨터를 구입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세계가 주목했다.
구글은 지난 9월 NASA와 공동 설립한 양자인공지능연구소(QuAIL)를 통해 초전도 전자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양자 정보처리 장치를 설계하고 제작에 나섰다. IBM은 2012년 초전도 큐비트를 탑재한 반도체 칩을 개발했다. 또 일본은 레이저 네트워크 방식의 신형 양자컴퓨터를 개발 중이다.
△뉴로모픽 컴퓨팅=새로운 유형의 컴퓨팅 방식으로 생물학적 신경계를 모방하려는 연구 분야다. 사람의 뇌처럼 분산·병렬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고집적회로(VLSI) 구현이 궁극적인 목표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인공두뇌 개발에 착수했고, MIT는 지난 2011년 두 개의 뉴런 간 시냅스에서의 이온 기반 통신을 흉내 낸 최초의 아날로그 칩을 발표했다. IBM은 2억 5600만개의 디지털 시냅스를 구현한 뉴로모픽 칩을 발표했다.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과 지능화 플랫폼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물인터넷 플랫폼=사물인터넷을 구성하는 사물(디바이스, 센서, 액추에이터 등)과 게이트웨이,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플랫폼(데이터 분석, 서비스통합, 앱서비스 포함), 통신 프로토콜, 운영관리 시스템, 보안솔루션의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
사물인터넷 확산속도는 가격하락과 표준화, 기술한계 극복이 좌우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안전과 보안, 프라이버시 문제 등은 해결해야할 숙제로 꼽았다.
△로봇플랫폼=로봇 청소기나 학습형 로봇인 백스터(Baxter), 소셜 로봇인 지보(Jibo)와 피코(Pico), 자동차형 로봇이라 할 수 있는 구글카 등 다양한 형태와 기능을 가진 로봇이 등장했다.
미국 윌로우 개라지(Willow Garage) 등 로봇 OS 개발 선도기업들은 고신뢰도의 실시간 OS 개발보다는 다양한 동작 구현, 다양한 기계장치 추가 가능성, 디지털 네트워크 연동성 등을 포괄하고 추상화해 미래 로봇의 범용성을 보장하는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머신 비전=인간의 시각적 인지능력을 모사하는 기계적 시각 지능을 의미한다. 최근 새로운
알고리즘의 등장과 컴퓨팅 파워의 증가로 인해 기술진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2012년 토론토대학이 신경망, 딥러닝 등에 기반을 둔 슈퍼 비전 알고리즘을 제시하면서 이미지 내 사물인지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이후 구글 등이 이 기술을 꾸준히 개선하면서 기술 진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 해 수분이내 10만 종의 사물을 인지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신생기업인 에버픽스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디지털 이미지 내용을 자동인지해 분류〃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 자율주행자동차는 소나(Sonar)나 GPS신호처리기, 레이더(Radar) 뿐만 아니라 1초당 10회전하는 64개의 레이저 탐지기를 통해 130만개의 측거점을 생성해 사방 100미터 반경을 인지할 수 있다.
△마인드컨트롤머신=사고, 질병 등으로 손실된 팔, 다리 등을 대체해 인간의 의도대로 움직일 수 있는 기계 신체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2001년 움켜쥐기, 손목 회전하기, 팔 굽히기 등이 가능한 의수용 모듈을 미국 LTI에 의해 개발됐고 2007년 스코틀랜드 터치 바이오닉스가 근전도신호를 기반으로 동작하는 상업용 의수를 출시했을 정도로 마인드컨트롤머신은 오랫동안 연구돼 온 분야다.
올해 미국 케이스 웨스턴리저브 대학은 촉각복원시스템을 개발, 공개했다. 스웨덴 찰머스 공과대는 골융합 방식의 의수를 제작했다. 미국 피츠버그 메디컬센터에서는 사지마비 환자용 로봇팔 제어에 성공했다.
현재는 인간의 생각만으로 기계 동작을 제어하려는 기술 개발이 추진 중이다.
2015년 주목해야할 7대 기술 (자료: ETRI)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