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물리학과·화학과 등 대학 기초과학 학과가 사라지고 있다. 학부는 물론이고 대학원 과정, 나아가 산업계의 기술 상업화 연구에서도 말 그대로 기초학문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학들은 비인기학과라는 이유로 학과를 없애거나 통폐합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과학연구 기반을 흔들 수 있는 행태다.
본지 조사결과 대학정보 공시사이트(대학알리미) 공시 대상 161개 전국 대학 중 각각 물리학과는 47개, 수학과는 58개, 화학과는 61개교에서만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마저도 대부분 수도권 대학이고 지방에서는 국·공립대를 제외하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더 걱정스러운 대목은 기초과학 학과 축소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대학들이 폐과나 학과 통폐합을 결정할 때 기초과학 학과는 최우선 순위로 오르내린다.
물론 학과의 존재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아니다. 상당수 대학이 취업을 위해 학과 명칭을 바꾸고 실용·응용 교육에 치중하려는 모습이다.
한때 우리 사회는 이공계 기피 현상을 우려했었다. 지금은 정반대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성적 우수 학생들의 극심한 의대 선호현상과 맞물려 대기업 취업·승진 경쟁에서 이공계 출신이 크게 우대받고 있기 때문이다. 고교 현장에서는 오히려 문과를 꺼리는 분위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겉으론 이공계 선호로 바뀌었지만 실제로는 안정적인 고소득 직업과 승진을 위해 극단적인 쏠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정확한 진단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기초과학 홀대 현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미래가 염려스럽다. 지금까지도 대학 이공계 교육현장에서는 기초과학 수학능력 하락을 심각하게 고민했던 게 현실이다. 기초과학 없이는 미래 창조경제는 고사하고 응용과학 발전과 산업경쟁력 강화도 기대할 수 없다. 또 대학이 기초과학을 외면하는 것은 학문의 요람이라는 존립 기반을 스스로 내던지는 일이기도 하다. 교육당국과 일선 대학들의 대책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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