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경화, 고혈압, 비만, 심장병 등 각종 성인병의 주범으로 몰렸던 포화 지방. 그러나 연구 결과 살이 찌도록 주도하는 건 ‘포화지방’이 아닌 ‘탄수화물’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과학잡지 프로스원(PLOS ONE)은 포화지방의 섭취량을 평소보다 2~3배 가까이 늘려도 혈중 지방 농도가 상승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탄수화물은 당뇨병과 심장 질환의 발병 위험도 증가와 관련이 있는 지방산의 혈중 농도 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동일한 연구에서 나타났다.
논문의 수석저자 제프 보레크(Jeff Volek)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 박사는 논문에서 “문제의 핵심은 인간이 섭취하는 포화지방이 반드시 체내에 저장된다는 건 아니라는 점”이라며 “체내 지방량과 관련해서 양을 조절해야하는 음식은 오히려 탄수화물”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임상실험에 참가한 16명에 대해 4개월 반 동안 엄격한 식사 관리를 실시했다. 식사의 내용물은 3주마다 변경됐다.
일단 실험자에게 하루 2500㎈의 식사를 하게 했다. 실험을 시작한지 첫 3주 동안은 탄수화물비율이 가장 적고(47g) 포화지방 비율이 더 많은(84g)식사를 하게 했다. 다음 주부터는 3주마다 탄수화물 식사 비율은 점차 늘려갔고, 포화지방 비율은 줄였다.
마지막 6번째의 3주 동안은 탄수화물 비율이 346g, 포화지방 비율이 32g이 되게 했다. 탄수화물 비중을 압도적으로 높인 셈이다.
분석 결과 식사 중 탄수화물을 줄이고 포화지방을 늘린 경우 혈액 내의 포화지방 총량은 증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혈중 포화지방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연구팀은 확인했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을수록 지방으로 전환되는 양이 많아지는 반면, 포화지방 섭취가 늘어나면 체내에 쌓이기보다 에너지로 연소되는 것으로 연구 결과 드러났다.
탄수화물 섭취가 어느 정도 늘어났을 때 체내에서 연소되지 않고 축적되기 시작하는지는, 사람의 체질과 체중 등에 따라 다르다고 전했다.
제프 보레크 박사는 “탄수화물을 적게 포함한 식사를 하면 몸은 포화지방을 우선〃〃적으로 연소시킨다”며 “이번 연구에 참여하기 이전보다 약 2배의 포화지방을 참가자에게 섭취시켰지만 대부분 참가자의 혈액 내 포화지방 양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 성과는 “포화지방을 ‘악의 성분’으로 취급 해 온 통설에 이의를 제기하며 식사에 포함된 포화지방과 질병이 상호적으로 관련되지 않았다는 가설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참가자는 실험 종료까지 혈당, 인슐린, 혈압이 현저하게 개선됐다. 체중도 평균 10㎏ 감소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