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 하이브리드카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비용 부담이 낮아지며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는 제품의 판매가 줄고 있는 것이다.
닛케이신문은 도요타가 내년 1~3월 하이브리드 차량을 중심으로 생산 축소에 나선다고 3일 보도했다. 기존 생산 계획보다 약 2만대 줄어들 전망이다.
생산 축소 대상은 주로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다. 회사는 국내외에서 판매되는 프리우스 대부분을 일본 아이치현에 위치한 츠츠미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이 공장 가동률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는 내년 1월 당초 약 1만1600대의 프리우스를 생산할 계획이었지만 약 25% 줄인 8800대 가량을 생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신차 생산량은 일 1만3000대가량에서 약 500대씩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후 2, 3월 생산계획 역시 당초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회사의 생산량 축소 결정은 국제 유가 하락에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지표인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가격은 지난 1일 배럴당 69달러로 지난 6월 107달러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약 40% 하락했다. 4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이브리드카가 인기 있는 북미 시장에서의 프리우스 판매는 유가가 낮아지기 시작한 올 여름부터 전년 동기 대비 10~20%씩 감소했다. 대신 가솔린차의 인기가 높아져 대형차로 수요가 이동했다.
지난달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솔린차 판매는 늘었다. 도요타는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1만8000만대를 팔았다. 시장 예상치인 2.1%를 웃도는 성적이다. 제너럴모터스(GM)도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22만6000만대를 판매해 지난 2007년 이후 11월 이후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 생산을 줄이는 대신 픽업 트럭 ‘타코마’ 생산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차를 생산하는 멕시코 공장은 내년 4월부터 기존 2교대에서 3교대로 체제를 변경해 생산한다.
한편, 유가 하락에 다른 친환경 제품들도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이 대표적이다. 원유가격이 싸진 탓에 석유화학제품들의 가격도 낮아져 비싼 돈을 들여야 하는 신재생 에너지의 수요는 줄고 있다.
업계는 당분간 친환경 제품의 수요 하락이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유가는 북미에서 셰일가스 개발이 활발해지는 동시에 중동 석유 생산도 줄지 않아 유가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