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해외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전자책 등 콘텐츠에도 소비세를 부과한다. 같은 콘텐츠를 세금을 내고 판매하는 일본 기업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 때문이다.
닛케이신문은 일본이 2015년 세제 개정안에 해외 콘텐츠 구매에도 과세를 하도록 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1일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자국 업체뿐 아니라 미국 아마존과 라쿠텐에 인수된 캐나다 코보가 인터넷으로 전자책을 판매하고 있다. 일본의 인기작가 이케이도 준의 최신작 ‘은빛 날개의 이카루스’의 경우 일본 서점에서는 부가세 포함 1620엔에 팔리지만 아마존과 코보에서는 세금이 포함되지 않은 1500엔에 팔리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일본 서점 업계는 판매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지난달 18일 열린 일본 참의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는 일본 대형 서점 체인 키노쿠니야의 타카이 마사시 사장이 참석해 “(이런 상황이라면) 국내 전자책 사업자는 사업을 접거나 해외로 이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은 현재 판매 사업자가 해외에 있으면 일본에 판매하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있는 현 제도를 고칠 계획이다. 해외 사업자는 일본 소비자와 거래를 할 경우 일본에 세금을 내야한다. 또 일본 사업자와 거래할 때는 일본에 있는 사업자가 세금을 납부하도록 한다.
이번 세제 개정안은 콘텐츠뿐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와 인터넷 광고 등 인터넷으로 확산되는 해외 거래에도 적용될 방침이다. 새 과세제도의 시행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뉴스해설
인터넷 판매에 대한 과세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고민거리다. 거래 건수와 금액이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과세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이외 국가도 온라인을 통한 콘텐츠 소비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세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현재 EU 권역 내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할 경우 배송 거점이 있는 국가의 부가가치세율을 적용한다. 따라서 룩셈부르크 같은 경감세율이 있는 나라를 거점으로 할 경우 의도적으로 감세를 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했다. EU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1월 규칙을 개정할 계획이다. 전자상거래에 있어 소비자의 위치를 과세 기준으로 정할 방침이다.
미국에서는 주를 넘는 전자상거래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각 주는 판매세를 모으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에 나섰다. 미국 의회는 전자상거래 업체에 판매세 징수를 의무화하는 권한을 각 주에 부여하는 법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해외 전자상거래에 대한 세금 징수를 위해서는 넘어야할 과제도 있다. 해외 사업자는 인터넷으로 거래하는 소비자에 대한 위치 정보 등을 판별하기 어렵다. 특히 일본의 경우 소비자와 사업자를 나눠 구분해 이를 구별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사업자의 거래 건수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해결해야할 문제다. 당국이 세금을 징수하기 위해서는 해외 업체의 판매 내역을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