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수년간 육성해 온 에너지·전력 분야 연구개발(R&D) 조직을 사업 접근이 유리한 계열사에 넘기는 구조 개편을 단행한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 경쟁력을 통해 지금이 에너지 신산업 진출에 발판이 된다는 판단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최근 LG유플러스의 전력변환시스템 사업부를 인수한데 이어 LG CNS도 LG유플러스 스마트그리드 원격검침인프라(AMI) 개발조직 인수를 추진한다. 이로써 LG전자는 가정용 소형 제품부터 전력망과 연동하는 초대형 ESS 완제품을, LG CNS는 스마트그리드 핵심인 AMI 등의 시장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LG그룹은 차세대 성장동력을 발굴할 목적으로 지난 2012년부터 LG유플러스 내 전력·에너지 분야 R&D 조직을 두고 서울 가산동에 별도 사업장을 마련, 에너지저장장치(ESS)·전력변환장치(PCS)와 AMI 등 스마트그리드 솔루션을 개발해왔다. 최근 ESS와 스마트그리드 분야의 국내외 시장이 서서히 열림에 따라 사업적 접근이 유리한 계열사를 통해 사업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LG CNS는 내년부터 하이테크사업본부 내 스마트그리드사업부에 해당 R&D 조직을 두고 AMI 국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우선 정부가 내년부터 실시하는 ‘스마트그리드 확산사업’과 한국전력 AMI 구축사업을 포함해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서기로 했다. LG CNS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기술로 이미 정부의 각종 사업에 참여한 만큼 완제품 기술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LG CNS는 최근 에너지 분야 사업 강화를 위해 기존의 통신·금융사업본부를 다른 사업본부로 통합시키면서 전기차 충전인프라, 스마트그리드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LG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그동안 전력, 에너지 분야의 R&D를 통해 ESS와 스마트그리드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왔다”며 “LG전자와 LG CNS에서 해당 사업을 구체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