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상반월 주요 반도체 가격이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계절적 비수기에 진입한 가운데 주요 제품 가격 하락은 제한적인 상황으로 반도체 수급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17일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상반월 4기가비트(Gb) D램 고정거래 가격은 3.66달러로 전반월 대비 3.3% 하락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6개월 간의 상승세를 마감하고 약세로 돌아섰다.
64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 가격도 2.96달러로 전반월 대비 1.3% 하락했다.
주요 반도체 제품가격 하락은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 통상 11월까지 제품 구성이 마무리되기 때문에 12월과 1월은 전통적 비수기로 주요 D램 가격 둔화가 발생한다. 이를 앞두고 가격이 먼저 반응했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제품수율이 여전히 양호한데다 8월 결산법인인 미국 마이크론의 1분기말이 다가오면서 일부 재고조정에 나선 것도 반도체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해석됐다.
11월 상반월 반도체 가격이 약보합세를 나타냈지만 향후 시장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반도체 시장에서 우호적인 수급상황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영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당분간 반도체 가격 하락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판단하지만 그 속도나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최근 환율 상승으로 가격 하락이 보전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좋은 실적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은 PC용 D램 가격이 연말까지 30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폭 추가 하락은 발생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 흐름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세철 애널리스트는 “애초 20달러대 중반까지 연말 PC D램 가격 하락을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가격 흐름은 안정적인 편”이라며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긍정적 의견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D램 시장의 지역별 점유율은 한국 69.7%, 미국 24.2%, 대만 6.1%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점유율이 70% 고지 탈환을 눈앞에 둔 것이다. 직전 기록했던 최고치는 지난 2012년 4분기 69.6%였다. 업체별로는 삼성전자가 41.7%, SK하이닉스 26.5%, 마이크론(미국) 23.7%, 난야(대만) 3.6%, 윈본드(대만) 1.5%, 파워칩(대만) 0.8% 등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