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업체 사업 축소·신사업검토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플라스틱 케이스 업체 실적 추이국내 플라스틱 케이스 사출 업계가 난관에 봉착했다. 애플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스마트폰에 플라스틱 소재 대신 메탈 케이스를 잇따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로 가뜩이나 수주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메탈 케이스 업체들의 시장 잠식으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탑스·신양엔지니어링·우전앤한단 등 플라스틱 케이스 제조업체들이 올해 유례 없는 실적 악화에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플라스틱 케이스 시장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한 데다 배터리 케이스 등 액세서리 수요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케이스 사출 업체들은 실적 고공행진을 기록했고 사출 관련 부품·장비 시장도 호황을 보였다.
그러나 파티를 즐길 시간이 길지 않았다. 스마트폰 디자인이 플라스틱에서 메탈 소재로 무게 축을 옮긴 탓이다. 스마트폰 세계 시장 1위 기업 삼성전자의 변화가 결정타였다. 그동안 플라스틱 소재를 고집했던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알파 출시를 계기로 메탈 케이스 채택 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다.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노트4에도 메탈 케이스가 적용됐다.
현재 삼성전자 메탈 케이스 채택 비중은 7% 수준이다. 내년 이후에는 그 비중이 계속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 더구나 삼성전자가 메탈 케이스 디자인에 집중하면서 후발 중국 기업들도 이 같은 행렬에 동참할 조짐이다. 이미 HTC·레노버·ZTE 등 스마트폰업체들이 메탈 케이스 소재 신모델을 출시했고 얼마 전에는 샤오미마저 미(Mi)4에 메탈 케이스를 썼다.
플라스틱 케이스 수요가 줄면서 선두권 사출 업체들은 메탈 케이스 설비투자를 검토 중이다. 가능한 기존 설비를 활용하되 컴퓨터정밀제어(CNC) 장비 구입을 위한 신규 투자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자금력이다. 지난 몇 년간 대다수 업체들이 베트남 진출, 사출기 구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만큼 일정 규모 이상 투자할 여력이 있는 업체가 많지 않다. 아예 케이스 사업을 축소하고 다른 신사업을 검토하는 업체도 나온다.
플라스틱 케이스업체 한 관계자는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메탈 케이스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협력사들이 이 같은 흐름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라며 “없는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아 투자를 단행하고 메탈 케이스 시장에서 조속히 경쟁력을 확보하는게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단위:억원 /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