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총 61개 소속·산하 기관의 문화콘텐츠를 재난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약 105억원을 투입해 백업시스템을 구축한다. 기관별로 전산실을 개별 운영해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고 중복투자가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다. 정부 부처가 전체 소속·산하·유관 기관 콘텐츠의 통합 관리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앞으로 다른 부처로 확산될지 관심이 쏠린다.
9일 정부에 따르면 문화부는 ‘재해 대비 문화콘텐츠 백업 대피소 구축’ 사업을 내년 진행한다. 이미 서울에 기반시설을 구축할 공간을 확보했으며, 내년부터 3개년에 걸쳐 데이터 백업과 대피소 운영, 재해복구(DR)센터 구축 등을 추진한다.
문화부는 본부(1개), 소속기관(16개), 산하 공공기관(33개), 유관기관(11개) 등 총 61개 기관의 중요 콘텐츠와 시스템 정보가 개별 관리돼 재난에 총체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기관별 자체 전산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정보화 담당 인원이 한두 명에 불과하고 예산이 부족해 체계적인 백업 관리와 재난 대응이 어렵다.
문화부는 61개 기관이 보유한 2억5000만건 이상의 주요 문화콘텐츠를 백업한다. 텍스트·이미지·동영상 등 각종 콘텐츠의 총용량은 약 900테라바이트에 달한다. 백업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정기적(1일, 주간, 월간 단위)으로 수행한다. DR센터를 구축하는 한편 기관별 백업 데이터 현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통합관제시스템도 갖춘다. 백업 대피소 전용 인터넷 회선을 구축해 유사시 데이터를 신속하게 복구한다는 목표다.
정부 부처가 전체 소속·산하기관의 자료까지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문화부가 처음이다. 정부 부처 자료는 정부통합전산센터를 통해 산하·유관기관 등은 일부를 제외하면 각 기관이 관리하는 게 보통이다. 막대한 양의 공공기관 자료 관리가 재난 등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당초 문화부는 내년 20억원, 2016년 51억원, 2017년 34억원을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내년 예산을 배정받지 못해 국립중앙도서관 등 대상기관의 예산 등을 바탕으로 우선 1단계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이번 사업으로 소중한 우리 문화콘텐츠를 보다 안전하게 보전하고 장애 발생시 신속한 복구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효율적인 백업 관리 체계 구축으로 자원의 활용성을 높이고 정보화 예산도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