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사한 ‘3호 기업’ 테라셈이 상장 이후 주가 급락세를 보였다. 이전상장 1호였던 아진엑스텍과 2호였던 메디아나의 코스닥 상장 초기와 유사해 향후 주가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미지 센서 패키징 기업 테라셈 주가는 30일 코스닥 상장 이후 2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떨어져 시초가(3200원) 대비 20% 이상 폭락했다. 31일 공모가(3000원)에도 크게 못 미친 2525원에 마감해 이틀간 혹독한 이전상장 신고식을 치뤘다.
상장 첫날 하루에만 시초가 대비 14% 이상 떨어진 후 이튿날 8% 넘는 추가 하락세가 이어져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첫날 장중 특정 단일 계좌에서 매도가 지나치게 많이 일어나 시장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돼 투자주의 종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장 직후 큰 폭 하락세는 코스닥 이전상장 1·2호의 전철을 밟은 셈이다. 아진엑스텍과 메디아나가 이전상장 첫날인 7월 24일과 10월 7일 각각 기관 등의 매도로 10%, 8%씩 하락해 ‘이전상장 증후군’ 논란까지 낳았다. 하지만 테라셈의 낙폭이 가장 컷다.
상장 첫날 급락 후 초기 약세를 보이다 하강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진엑스텍’과 짧은 부진 후 반등에 성공한 모범사례 ‘메디아나’ 중 어느 기업의 전철을 밟을 지 관건이다.
지난 7월 이전상장 1호 기업으로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아진엑스텍은 상장 첫날 이후 연속적 하락세를 이어가 31일 기준 최고점(9080원)대비 55% 떨어진 4000원 초반에 머물고 있다.
메디아나도 6200원의 공모가로 코스닥에 상장한 지난달 7일 큰 폭 하락한 이후 수일만에 5000원을 하한돌파하며 저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달 중순 이후 가파르게 반등하더니 31일 기준 코스닥 상장 첫날 대비 70% 이상 오른 1만1000원 대를 넘어섰다. 해외에서 기업설명회(IR) 활동을 진행한 거래소 관계자는 “메디아나의 장래성을 본 해외 의료업계 등 투자자가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테라셈은 코스닥·코넥스 시장의 터줏대감 격인 IT·반도체 부품 기업인만큼 향후 이전상장을 앞둔 후속 기업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아진엑스텍도 스마트폰·반도체 장비용 모션제어 반도체 기업이며, 테라셈은 영상관련 반도체 전문 기업으로 이미지 센서 패키징 분야에서 국내 점유율 선두를 달린다. 거래소에 따르면 IT부품 기업이 다수 포진한 코넥스 상장사의 상당 수가 1~2년내 이전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코스닥 이전상장시 시장 변경에 따른 매도·매수 물량으로 주가 변동폭이 큰 만큼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준근 신한금융투자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코넥스 거래량이 적다 보니 매도를 원했던 물량과 매수를 원했던 투자자의 물량이 서로 상쇄하면서 주가 변동이 있다”며 “반도체 기업의 투자 심리가 악화된 상황은 아니어서 개별 기업의 추이를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넥스→코스닥 이전상장 기업의 주가 변동 (자료:한국거래소)>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