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에 투입하는 비용의 많고 적음과 이를 통해 산출되는 성과와는 별다른 인과 관계가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8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스트레티지&(옛 부즈&코)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R&D 지출 수준과 해당 기업의 매출·순익·총주주수익 등 각종 재무 실적과의 특별한 상관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티지&의 배리 야루젤스키 수석 파트너는 “전세계 1000대 혁신 기업을 상대로 이들이 지난 10년간 지출한 R&D비용을 각 업체의 재무 성과와 대조·분석했으나, 양자간 상관도를 도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플이나 구글 등 대표적 기술혁신 기업들의 R&D 비용의 증가세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실제로 1000대 혁신기업의 R&D 지출액은 매년 늘고 있지만, 그 증가율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이들 기업의 R&D 비용은 총 6470억 달러(약 679조원)로 전년 대비 1.4% 느는데 그쳤다. 이는 불과 3년 전인 지난 2011년 증가율(10.3%)에 비하면 10배 가까이 꺽인 상승세다.
또, 조사 대상 기업의 R&D 지출 총액 가운데 75%은 ‘기존 제품의 성능 개선’에 투입됐다. 14%는 미래 혁신 기술 개발에, 나머지 11%만이 신제품 개발 및 신규 서비스 발굴에 각각 쓰였다.
‘R&D=신제품 개발’이던 기존 공식이 깨지면서, R&D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는 게 FT의 설명이다.
<세계 1000대 혁신기업의 R&D비용 증가율 추이(단위: %)>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