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친환경차 보급 확대에 본격 나선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생산 현지화 및 전략 모델 투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움직임은 하이브리드카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전기차를 포함한 전기동력차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현지 시장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전기차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만, 글로벌 브랜드들의 물량 공세에는 뒤쳐진다는 분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 도요타, BMW, 다임러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 전기동력차 시장 공략이 본격화됐다. 이는 중국 정부가 2020년 신에너지차 보급대수를 500만대까지 늘린다는 공격적인 계획에 대응해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것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업체는 중국 자동차 시장 1위인 폴크스바겐이다. 이 업체는 올해 중국 시장에 전기차 ‘e-업’과 ‘e-골프’를 출시하고 내년에는 PHEV 모델인 ‘골프 GTE’를 투입할 예정이다. 특히 2016년에는 중국 시장에 특화된 PHEV 두 개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또 아우디를 포함한 폴크스바겐그룹은 2018년까지 15개의 전기동력차 모델을 중국 시장에 선보이고 생산 현지화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도요타도 주력인 하이브리드카 개발 및 생산 현지화를 통해 중국 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 업체는 중국 현지 부품 적용 비율을 50% 이상 높인 하이브리드카 두 개 모델을 내년에 선보이고 장기적으로는 현지화 비율을 10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지에 개발 거점을 세우고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개발에 착수했다.
BMW도 올 하반기 전기동력차인 ‘i3’ ‘i8’을 중국에 선보이고, 현지 자동차 업체와 공동 개발한 전략 모델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다임러도 BYD와 공동 개발한 중국 시장용 전기차 ‘덴자(DENZA)’를 올해부터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팀장은 “중국이 내연기관에 이어 전기동력차 부문에서도 수년내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친환경차 부문의 이미지 제고를 통해 기존 내연기관차 판매 확대까지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현대·기아차의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 계획은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현대·기아차가 현재 양산 중인 전기차 ‘쏘울 EV’가 최근 미국과 서유럽에 순차적으로 출시됐지만 중국 출시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충전 인프라 구축 등 중국의 전기차 시장 변화 추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쏘울 EV의 중국 수출 여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