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로 보는 산업분석] <1> `기술로 무장한 중국 OLED 온다`.. 특허전략 공동전선 시급

차세대 디스플레이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 중국의 특허 공세가 심상치 않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 불렸던 과거에서 벗어나 양적·질적으로 OLED 특허출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국내 OLED 소재-패널-세트업체 간의 공동 특허출원 등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본보다 무서운 중국, 기술경쟁 시작됐다

중국 IT업체들은 이제 단순한 제품 모방에서 벗어나 기술경쟁이 가능한 수준에 들어서고 있다. ‘짝퉁 애플’에서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대표적인 사례다. 냉장고 등 백색가전 시장에서는 고급형 판매량과 매출액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OLED 대표 수요처인 TV 시장은 스카이워스, 콩카, 창홍 등 중국업체가 빠르게 한국·일본 업체들을 추격하고 있다. 아직 핵심 기술을 보유하지 못해 경쟁력은 떨어지지만 백색가전의 성장 경험으로 빠르게 따라오고 있다.

중국 OLED 소재 분야 관련 특허출원 건수(4160건)는 그동안 양적으로 규모를 확대한데 이어 최근에는 질적으로도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강력한 특허망을 보유한 특허출원기업 이데미쓰 고산과 한도 오따이는 중국 특허청에 각각 188건, 127건의 OLED 기술특허를 출원하며 중국 OLED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특히 중국정부의 지원도 이 같은 흐름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경쟁국에 비해 빠른 속도로 소재-패널-세트업체의 수직계열화를 이뤄낼 공산이 크다. 중국정부는 12차 5개년 계획을 통해 내년까지 디스플레이 패널 자급률 80% 달성을 목표로 자국 업체들에 세제 혜택과 지방정부 공동투자 등 전폭적인 지원을 쏟고 있다. 반면에 수입품 관세율은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광둥성 정부가 포산시 순더구에 OLED산업 시범단지를 공동개발하기도 했다.

◇국내 업계는 소재-패널-세트업체 간 특허전략 공유해야

그럼에도 국내 OLED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위치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소재-패널-세트업체 간 균형있는 생태계를 가진 나라는 한국뿐이다. OLED 시장은 높은 투자비용 부담으로 투자여력이 있고 고객 기반이 확실한 선발업체들에 유리하다. 시장점유율이 높고 세트업체와 연계돼 있는 한국기업들이 유리한 이유다.

특허청은 중국 등 해외 업체의 특허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국내 OLED 업계가 특허획득을 위한 전략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허청 관계자는 “OLED 시장은 소재-패널-세트업체 간 상호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필요에 따라 중국과 산학연 공동연구와 국제협력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동안 국내 소재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자국 내 패널기업이 있었다는 점이 크다는 설명이다.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상호협력이 필수라는 것이다.

또 OLED 소재에 대한 물질 특허를 가졌다는 장점을 적극 활용해 특허출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정부나 기업 스스로도 장기적으로 일관된 정책 추진과 동시에 ‘패스트 팔로어’형을 탈피한 선제적인 대응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경우에 따라 소재업체나 패널업체끼리 크로스라이선스 전략으로 ‘우리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공동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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