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혁신의 메카를 가다] <10> 경희대학교 ITRC 연구센터

보건의료산업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원격진료‘에 대한 사회적 찬반이 팽팽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첨단의료기기와 의료서비스산업을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은 확고하다. 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보건의료 관련 수요는 급증하고,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보건의료산업 수출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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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이승룡 교수(ITRC센터장)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 u-라이프케어연구센터는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을 받아 2006년부터 보건의료서비스와 ICT의 융복합 기술 연구개발(R&D)에 앞장서고 있다. 연구분야는 일상생활에서 사용자의 행위인지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앱 제작부터 병원 데이터정보시스템까지 원격진료서비스를 두루 아우르고 있다.

센터를 이끄는 이승룡 경희대 전자정보대학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수면, 영양, 운동 등 잘못된 습관에서 오는 만성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 사용자 데이터를 정확하게 수집해야 한다”며 “사용자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편하게 쓸 수 있는 사용 환경 연구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장기적으로는 병원에서 일하는 의사를 위한 서비스를 개발해 임상연구 중이다. 이미 해외에서 사업화의 결실도 봤다. 의사가 자신의 전공지식과 경험을 좀 더 체계화해서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두경부 암을 위한 스마트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Smart CDSS)이다. 기존에 약물 오남용 방지를 위한 데이터 시스템은 있었지만 의사의 전공지식과 임상경험을 저장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의료정보화한 것은 없었다.

스마트 임상의사결정지원시스템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공유가 가능하고 유지보수나 관리가 용이한 의료지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다. 환자 치료과정에서 의사가 손쉽게 온라인 의료 증거자료를 검색할 수 있고, 기존 의료정보시스템과도 통합이 가능하다. 이미 파키스탄의 라호레에 위치한 병원에서 두경부암 부서의 4600명 환자 데이터를 대상으로 올해 6월부터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파키스탄 자선병원의 특성상 환자 수에 비해 의사들이 부족한데 이 시스템을 이용해 선배가 잘 자료를 쌓아놓으면, 이를 후배 의사가 배우고 활용할 수 있다”며 “파키스탄에서 자리를 잡으면 인근 이슬람 지역은 물론이고 중동 지역까지 수출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와 현지병원 양쪽에 연구원이 상주해 원격시스템과 스카이프 영상통화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원격의료분야는 차세대 산업이면서 창조경제의 대표”라며 “우수한 의과대학의 인재를 활용해 향후 서비스산업의 고도화를 이루기 위한 표준화 노력 등 국가적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룡 경희대ITRC센터장

-원격의료산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원격의료분야의 글로벌화는 10년 전부터 시작됐다. 이번 프로젝트만 해도 국내에선 각종 규제 때문이 임상 연구가 쉽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개발도상국에서 수요가 많아 수출가능성이 높다. 파키스탄 내 병원과도 이미 2012년 4월부터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암환자의 모든 데이터와 서비스 요구사항을 제공받아 개발해 임상테스트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의과대학생 교육용으로도 활용가치가 크다.

-센터에 외국인 연구원 비중이 높다.

▲센터에 25명의 연구원 중에 18명이 외국인 학생이다. 경희대가 일찍부터 국제화를 했고, 해외 유학생 유치사업에 적극적이었다. 외국 학생 비중이 높아지면서 해당 국가와 연구, 교류, 협력도 가능하고, 해외 수출도 한층 수월한 것이 장점이다.

-의학분야와 IT의 융합에서 애로사항은 없나

▲거의 ‘반의사’가 돼야 한다고 느낀다. 의사들이 몹시 바쁜 것도 있지만, 의학과 공학은 서로 쓰는 언어와 규약도 다르다. 3~4년 정도 연구를 하면서 적응이 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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