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깊이읽기]열국영웅전

일찍이 ‘인사가 만사’라는 진리를 터득한 중국 영웅의 삶 속 지혜를 집약한 도서, ‘열국영웅전(전 2권)’은 풍몽룡의 ‘동주 열국지’를 문서의 초고로 삼아 10권이 넘는 방대한 양을 용인과 처세의 미학이라는 주제로 편역했다. 일비충천(一飛沖天), 일명경인(一鳴警人)을 외쳤던 춘추 때 초장왕의 각성이 다시금 새로운 이 때, 혼돈의 시대를 살아간 영웅의 극적이고 변화무쌍한 이야기로 불변의 교훈을 전한다. 역사적인 사실이 그대로 반영 돼 관포지교, 와신상담 등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사성어의 유래를 흥미롭게 풀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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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국영웅전의 무대가 되는 춘추전국시대는 서주왕조가 견융의 침입으로 멸망하고 잔존세력이 도읍을 동쪽의 낙읍으로 옮겨 동주 왕조가 시작된 기원전 771년부터 기원전 221년까지, 진시황에 의해 군현제 국가로 통일되는 550년 동안의 기간이다.

중국 역사서에는 중국 사람의 유연한 생각이 들어 있다. 넓은 땅에 많은 사람이 함께 살아가다 보니 생각과 안목이 넓고 융통성이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사 부분에서는 노예, 몸종, 죄수라는 신분을 떠나 능력이 있으면 발탁해 재상으로 삼고 70·80의 노인에서 10세 아이를 망라하며, 거지든 도적이든 파렴치범이든 전과도 구애받지 않고 과감하게 등용한다.

한국에서도 중국의 과감한 등용문화는 큰 흥미를 끌고 있다. 한국에서 사랑받는 중국 역사소설의 주제는 모두 인사권자가 인재를 선발해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용인(用人)과 임용된 사람이 인사권자에게 봉사하는 처세라고 해도 무방하다. 이 중 대표적인 중국 소설로는 초한지나 삼국지가 있는데 이 두 권에 나오는 인사의 전고는 열국지 내용을 모태로 하고 있다.

열국지는 삼국지보다 250년 후에 쓰인 책이지만 무대가 되는 550년 동안의 춘추전국시대는 초한지의 전 시대에 해당하며 삼국시대보다는 오백년에서 천년이 앞선 시대다. 더구나 삼국지는 30%의 역사적인 사실에 70%의 소설로 가공해 꾸민 책이지만 열국지는 역사적인 사실을 그대로 편집해 소설화시킨 책이다. 역사 그 자체이면서도 내용이 극적으로 다양하고 변화무쌍해 흥미롭다. 용인술과 처세술의 근본을 담았으면서도 역사라는 소재를 이용해 덕과 충 및 의라는 사회적 규범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교훈, 흥미, 지혜를 모두 갖췄다.

풍몽룡 지음. 양승국 역. 컨텐츠코리아 펴냄. 7500원

자료 : 유페이퍼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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