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판도라의 약속`... 원자력 인식전환 기대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 일반 국민에게 원자력발전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영화를 선택했다. 한수원은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 공식초청작인 ‘판도라의 약속’ 판권을 최근 사들이고 원전 바로 알리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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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약속은 반핵을 부르짖던 환경운동가가 원전을 반대하게 된 이유에서 친원전으로 인식을 전환하게 된 계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다. 감독인 로버트 스톤도 원래는 반핵 지지자였다. 판도라의 약속은 ‘원자력은 죽음을 부르는 산업입니다’라는 환경운동가 멘트로 시작한다. 이들은 원자력이 암을 초래하는 폭탄과도 같다며 원전을 당장 폐쇄하라고 주장한다.

원전 반대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원자력 출발이 핵폭탄이나 원자력잠수함 등 무기였기 때문이다. 한 출연자는 기술적 이해 없이 환경운동가라면 당연히 원전을 반대해야 하는 관습적인 사고도 한몫했다고 고백한다. 환경운동가였던 스튜어트 브랜드는 “우리가 지금까지 믿어온 게 사실이 아니라면 어떨까요”라는 의문을 던진다. 원전에 대해 오해했다는 고백이다.

인식의 전환은 기술이었다. 출연자 모두 원자력은 열을 발생하는 새로운 방식이며 기술적으로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게다가 손톱만한 우라늄 450g이 석유 5000배럴과 같은 에너지를 품고 있다는 것도 몰랐다.

인구 증가에 따른 에너지 수요를 기후변화 영향 없이 감당하기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이들은 고백한다. 출연자인 마크 라이너스는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너무 멀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원자력을 다시 보게 됐다”고 말한다.

원자력 반대론자 대부분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고도 생각하지만 에너지 수요는 사실 점점 늘어나기 마련이다. 삶의 질은 전력사용량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전기가 없는 지역 평균 수명이 짧은 이유기도 하다. 아이의 엄마이자 환경운동가인 귀네스 크레이븐스는 “전기가 특정 지역에 들어오는 순간 삶의 질이 개선된다”며 “실제로 삶의 질이 높은 국가는 전력 사용량이 높다”고 인정했다.

원자력 위험성을 말하지만 원전에서 나오는 인공 방사능보다 훨씬 높은 양을 내뿜는 자연공간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물론 도로 위나 해변 등 일상과 가까운 곳이다. 오히려 석탄이나 석유가 더 위험하다고 영화는 주장한다. 석탄발전소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로 매년 1만3000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실제 에너지 관련 종사자 사망 통계를 보면 석탄이 가장 많고 석유가 그 다음이다. 신재생에너지인 태양전지 분야에서도 원전 종사자보다 사망자 수가 많다. 제조 과정이 위험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결국 기후 변화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원자력이라는 결론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판도라의 약속이라는 제목처럼 원자력은 위험하기도 하지만 판도라 상자처럼 마지막에는 인류의 희망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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