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산업이 새 국면을 맞았다. 지난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은 지 7년만이다. 총성없는 전쟁의 전선이 고가폰에서 서서히 저가폰으로 옮아간다. 이 같은 변화의 진앙지가 중국이다. 샤오미 뿐 아니라 쿨패드, 화웨이, ZTE, 오포 등의 기업이 거대한 변화를 주도한다. 주목할 부분은 중국 샤오미발 황사 바람 위력이 태풍급으로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 2분기 애플과 삼성전자의 중국 사업 실적 악화는 이 같은 위력을 실감케 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상반기에 불었던 저가폰 바람보다 더 위력이 센 제2, 제3의 태풍이 몰려온다. 내달부터 중국에서 10만원대 이하 제품들이 대거 출시된다. 심지어 5만원대 스마트폰도 예고됐다. 쿨패드와 레노보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올해 말 500위안(약 8만4400원) 이하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가입자 기준으로 세계 최대 이동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역시 전체 4G 단말기의 70% 이하를 10만원대 제품으로 구성하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저가폰 경쟁에 뛰어들었다. 구글이 최근 인도에서 10만원대 안드로이드원을 선보였고, 파이어폰에서 고배를 마신 아마존도 10만원대 태블릿 제품에 승부수를 띄웠다.
저가폰 경쟁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삼성과 LG전자가 ‘ICT강국 코리아’ 명성을 이어가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데스크톱PC, 노트북 산업이 지나온 길은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다. 칩셋과 부품의 표준화가 이뤄지면서 기술적 차별화보다 마케팅과 가격이 중요해진다. ‘손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 역시 유사한 길을 걸어갈 가능성이 높다.
휴대폰 산업은 제품 라이프사이클 만큼이나 빨리 변한다. 세계 시장을 호령하다 갑자기 몰락한 노키아와 모토로라의 사례는 먼 나라 일이 아니다. 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하던 이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끊임없는 연구와 발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우리 기업이 애플과 같은 독자 플랫폼과 글로벌 생태계도 없다보니 두배, 세배 더 노력해야 지금 이 자리라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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