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산업단지, 청년에게 희망의 공간 돼야

산업단지 50년사는 곧 전후 한국 경제 발전사다. ‘한국수출산업공업단지’ 는 출범 당시 이름대로 수출로 시작해 오늘날 눈부신 한국 경제를 일궈온 산실이다. 특히 이곳에서 싹을 틔운 전자산업은 한국을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제조국가로 발돋움시켰다.

이 산업화의 상징이 쇠락하기 시작했다. 산업구조 고도화와 공장 해외 이전 등으로 공장 집적 단지로서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젊은 세대에게 별 감흥을 주지 않는 공장 지대일 뿐이다. 정부가 이 산업단지를 젊은 인재들이 몰리는 창조경제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려 한다. 관련 규제도 대폭 풀며, 2017년까지 2조3000억 원을 들여 노후한 산업단지를 구조변경(리모델링)을 한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발전한 우리나라다. 창의와 혁신을 추구하는 창조경제는 곧 산업화와 민주화의 융합이다. 산업단지가 이 융합의 산실이 되는 셈이다. 이 점에서 17일 구로구 G밸리비즈플라자에서 열린 산업단지 출범 50주년 기념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산업단지를 조성해 산업화를 이끈 고 박정희 대통령의 딸이 이곳을 창조경제 거점으로 변신시키겠다고 선언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계획을 제대로 실현하면 산업단지는 옛 영광이 아닌 미래 영광이 된다. 다른 것도 아닌 창조경제라면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생긴 그늘까지 씻어낸다. 칙칙한 공장들만 있던 구로공단이 지금은 중소벤처기업이 밀집한 G밸리로 변신했다. 다른 지역 산업단지도 이렇게 바꿀 수 있다. G밸리 역시 더욱 창의가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농업이 주산업이던 50년 전 산업단지에 온 젊은이들은 배고픔에서 탈출하려던 사람들이다. 이들이 흘린 땀방울 덕분에 그와 그 가족은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탈출했다. 지금 배를 곯는 젊은이는 없다. 하지만 재능을 펼칠 곳을 찾지 못해 방황을 한다. 산업단지가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공간이 돼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 완화도, 리모델링도 초점을 여기에 둬야 산업단지가 활력을 되찾는다. 50년 전 그랬듯이 미래 경제의 산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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