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 25% 점유…시장 지배력 갈수록 공고해져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 독일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쉬, 콘티넨탈, ZF 등으로 대표되는 독일 부품업체들이 차세대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적극적인 M&A를 통해 규모의 경쟁력까지 갖추면서 완성차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강력해졌다. 우리나라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도 통합 설계 능력 내재화를 통한 기술 자립과 신기술 확보를 위한 M&A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집계한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 업체(2013년 기준)의 총 매출에서 독일 업체들이 차지한 매출은 6986억달러로 25%의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탑재된 부품의 4분의 1을 독일 업체가 공급한 셈이다.

자동차 부품 100대 기업 외에 각국에 수많은 2, 3차 부품업체들이 있지만, 주요 국가별 매출 비중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독일 업체들의 시장 지배력은 갈수록 공고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01년 17%(3616억달러) 수준이던 독일 업체들의 매출 비중은 12년만에 8%포인트 상승했다. 10위권에 포진한 업체도 2001년 1개에서 지난해에는 3개로 늘었다.

우리나라 부품 업체들과의 격차도 상당하다. 100대 기업에 포함된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만도, 현대파워텍, 현대다이모스의 매출 합계(428억8200만달러)보다 무려 16배 이상 크다.

독일 부품업체들의 강점은 M&A를 통해 전장 부품을 중심으로 신기술을 확보하고 자동차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첫 손에 꼽힌다. 실제 업계 1위인 보쉬는 세계 최초로 미끄럼방지장치(ABS)와 차체자세제어장치(EPS)를 상용화했으며, ZF는 9단 자동자동변속기를 개발하기도 했다. 특히 ZF는 미국의 전장 부품업체인 TRW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성사될 경우 단숨에 업계 2위의 규모를 갖출 전망이다.

독일 부품업체들의 대형화로 완성차 업체에 대한 가격 협상력과 기술 주도권은 갈수록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도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산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대형 부품업체들의 기술 경쟁력 강화로 완성차 업체들이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 완성차 업체는 전장 통합 시스템에 대한 개발 능력을 내재화하고, 부품업체들은 차세대 자동차 기술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융합형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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