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업계 2, 3위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 국내 기업들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브랜드 역량 강화 노력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산성본부(KPC·회장 진홍)가 공동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한 2014년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NBCI 평균 점수는 70.3점으로 지난해 67.5점에 비해 2.8점(4.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NBCI 평균 점수는 지난해 0.3% 하락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
국내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은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전체 평균 점수는 물론이고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나눈 평균 점수도 작년 대비 나란히 상승했다. 제조업은 67.3점에서 69.7점, 서비스업은 67.6점에서 71.0점으로 각각 높아졌다.
조사를 주관한 KPC는 “조사 대상 기업 대부분이 소비 침체에 대응하려 전략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고 이런 노력이 브랜드 이미지와 인지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브랜드 경쟁력이 작년 대비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조사에서 두드러진 점은 업계 2위 이하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이 선두 기업보다 더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것이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마찬가지였다. 제조업 1위 기업의 작년 대비 NBCI 상승 폭은 1.3점에 그쳤지만 2위와 3위 기업은 각각 2.2점, 3.3점에 달했다. 서비스업도 2위와 3위 기업의 상승 점수가 모두 3.5점으로 1위 기업 2.9점을 웃돌았다.
지난해 경기 침체 여파로 1위와 격차가 벌어졌던 2위 이하 기업이 꾸준한 브랜드 경쟁력 강화 노력으로 선두와 차이를 좁힌 것으로 해석됐다. 갈수록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조사 대상 기업 중 NBCI 1위는 파리바게뜨가 차지했다. 파리바게뜨는 2위 롯데면세점, 3위 신라면과 함께 78점을 획득했으나 소수점 수준에서 앞서 1위에 올랐다. 삼성 지펠(77점)이 뒤를 이었으며 삼성생명·그랜저·대한항공·LG 디오스·쿠쿠·올레(olleh) 인터넷이 76점대에서 5~10위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NBCI가 70점 이상인 브랜드는 130개로 전년 62개에 비해 갑절로 늘어났다. 개별 브랜드를 기준으로 작년 대비 NBCI가 하락한 것은 전체 조사대상 206개 중 12개(5.8%)에 불과했다.
지난해보다 기업의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졌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지적됐다. 하위 기업 대부분이 소비 침체 위기를 극복하고자 소비자가 당장 체감할 수 있는 ‘가격 요소’에 마케팅 자원을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KPC는 “이들 기업이 향후 브랜드 리더의 입지를 굳히려면 혁신적인 상품 개발이나 품질 관리 관련 활동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NBCI는 △소비자가 지각하는 마케팅 활동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태도 △구매의도 및 브랜드 충성도 간 연계 강도 등을 파악하고 표준화된 측정 도구를 활용해 기업의 전략적 브랜드 경영을 지원하는 데 목적을 둔 지표다.
올해 조사는 59개 산업, 206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상반기(제조업 30개 산업, 104개 브랜드)와 하반기(서비스업 29개 산업, 102개 브랜드)로 나누어 진행됐다. 면세점·소셜커머스·오픈마켓·국제항공 산업이 새로 포함되면서 작년 대비 조사 대상 브랜드 수가 9개 늘어났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