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차량용 소프트웨어(SW) 협력체인 ‘카스파(KASPAR)’(가칭)가 설립된다. 갈수록 컴퓨터화되는 자동차의 SW를 공동 개발하고 결과물을 공유하겠다는 비전이다. 유럽과 일본이 독자적인 차량용 SW 표준을 제정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도전이 성공할지 자동차 업계 관심이 집중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표준원 등 주도로 차량용 SW 협력체 설립이 추진된다.
이경호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스마트 자동차 코디는 “올해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1차 회의를 진행한 상황”이라면서 “조만간 2차 회의를 열어 건립 계획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SW 협력체란 완성차와 부품 및 전자 업계가 뭉쳐 차량용 SW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컨소시엄이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SW가 지나치게 복잡해지면서 어느 한 업체만의 힘으로 이에 대응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통 플랫폼을 제작, 공유하면서 차량용 SW를 일일이 새로 만드는 부담으로부터 벗어나자는 주장이 공감대를 얻은 것이다.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오래전 이런 노력이 시작됐다. 유럽 완성차 및 부품 업체를 중심으로 한 오토사가 대표적이다. 2003년 결성된 오토사 컨소시엄은 유럽과 미국 소수 업체 중심으로 시작됐으나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지금은 140개 이상 기업 및 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사실상 국제표준 대접을 받는다.
일본은 오토사에 대항하기 위해 자체적 협력체인 자스파를 구성했다. 오토사와 달리 합작사로 설립됐다는 점이 차이다. 도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주요 완성차 업체가 참여했다. 오토사 구성 후 1년 만에 설립될 정도로 대응이 빨랐다. 중국도 2011년 자체 협력체인 카사(CASA)를 결성했다.
업계는 우리나라 대응이 늦은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카스파 설립이 성사될 수 있도록 정부 건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스파 설립은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늦은 측면이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따라잡기 위해선 업계가 똘똘 뭉쳐서 빠른 추격전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오토사 및 자스파 설립현황
자료:한국자동차공학회 ‘2030년 자동차기술 전망’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