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동통신사 T모바일 인수를 포기한 일본 소프트뱅크의 향후 움직임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끊임없는 인수합병(M&A)으로 성장을 거듭한 회사인데 더해 최대주주로 있는 중국 알리바바의 기업공개(IPO)도 다가오며 자금 조달력 또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닛케이산업신문은 1일 소프트뱅크의 향후 인수합병 시나리오 세 가지를 예상했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T모바일 인수를 백지화한 후 새로운 인수합병 대상을 물색하는 것이다. 거론되는 업체는 유럽 이동통신시장 영향력이 큰 영국 보다폰이다. 회사는 지난 2006년 1조7500억엔에 보다폰 일본 법인을 인수한 바 있다. 당시 보다폰 시가총액은 1340억달러로 세계 통신회사 중 가장 컸지만 이후 유럽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며 최근 시가총액은 30%가량 줄어든 상태다. 국가 단위로 나눠 부분 인수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SMBC 닛코증권의 키쿠치 사토루 수석 애널리스트는 “소프트뱅크는 세계에서 가장 인수설이 활발히 거론되는 회사 중 하나로 다른 안건이 나왔기 때문에 T모바일과의 협상을 중단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매력적인 통신 대기업은 북미뿐 아니라 신흥시장이나 유럽 시장 등에도 있다”고 말했다.
T모바일 인수 재추진도 예상 가능하다. T모바일은 현재 미국 시장 4위로 저가 요금제와 판매 촉진책으로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점유율 탈환은 아직 미지수다.
3년 전 미국 AT&T로부터 받은 인수 계약해지 위약금 40억달러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상황에 따라 독자적인 경쟁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역시 시장 상황이 T모바일이 원하는 대로 흘러갈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남는 자금력으로 이동통신 시장이 아닌 스마트폰 콘텐츠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도 가능하다. 작년 가을 인수한 핀란드 게임 콘텐츠 기업 슈퍼셀과 같이 날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콘텐츠 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의견이다. 회사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라인에 출자한다는 소문도 도는 등 다양한 투자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