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안전모는 공사 현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장비다. 위험한 작업 현장에서 각종 사고 위험으로부터 신체의 가장 중요한 부위인 머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해준다.

하지만 뜨거운 여름철에는 안전모를 쓰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충격 흡수를 위해 스티로폼 완충제가 부착된 안전모는 열사병이나 탈모를 일으키기 일쑤다.
창의산업(대표 전성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 제품인 ‘스톰 헬멧’은 1인 창업자인 전성남 사장의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집적된 제품이다.
7년 전 대학 졸업 후 STX조선해양에 입사한 전 사장은 2011년까지 조선소 관리직으로 근무하면서 안전모를 착용했다. 그러나 안전모 착용 3개월 만에 정수리 부분에 탈모가 발생하면서 치료를 받아야했던 그는 근본적 원인 해소를 위해 직접 안전모 개발에 나섰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발명에 관심이 많았던 그의 1차적 목표는 두피가 뜨거워지지 않도록 통풍이 되는 안전모를 개발하는 일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안전모는 성공적이었고, 직장 동료에게도 제품을 나눠줘 인기를 얻었다.
당시 개발한 아이디어 제품은 보다 창의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던 그를 본격적인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회사를 나와 KAIST에서 석사 과정을 밟던 중 지난해 회사를 설립하면서 제대로 모습을 갖춘 제품으로 거듭났다.
창업한 지 불과 2년여 밖에 되지 않은 새내기 벤처지만 제품 기술력만큼은 최고다.
전 사장이 개발한 스톰 헬멧은 안전모 외피에 구멍을 내지 않고 내부에 팬과 통풍 구조를 형성해 공기를 강제 순환시켜 땀의 기화 작용에 의해 두피 온도가 내려가도록 설계됐다. 제품을 착용하면 일반 안전모에 비해 온도가 6도 정도 내려간다.
외부기온이 32도일 때 안전모를 착용하고 20분간 빠르게 걷기를 실시한 후 두피 온도를 측정한 결과 일반 안전모는 정수리 부분 온도가 38.8도나 됐으나, 스톰 헬멧은 33.4도로 5.4도나 낮은 온도를 유지했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탈모 현상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사병 예방도 가능하다.
세계적으로 이런 제품은 창의산업이 독보적이다. 미국에서는 안전모 외피 일부에 팬을 장착한 안전모를 판매하고 있으나, 비가 내리면 전기 감전 사고 위험이 커 착용에 제한적이었다. 또 단순히 안전모 외피에 구멍을 뚫어 공기를 순환시키는 제품도 판매되고 있으나, 온도 저감 효과가 2도에 불과해 효과가 크지 않았다.
KAIST 지식재산학과 석사 출신인 전 사장은 대학시절부터 ‘발명왕’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살았다. 개발한 기술만큼이나 자신이 개발한 기술보호에도 적극적이다.
중공관제조장치를 비롯해 지금까지 총 37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특히 스톰 헬멧과 관련된 특허, 디자인, 상표 등 총 18건의 지식재산권을 등록 또는 출원함으로써 촘촘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신경쓰고 있다.
제품 우수성은 입소문을 타고 해외까지 알려졌다. 국내는 물론이고 쿠웨이트, 두바이, 멕시코, 베트남, 미국 등에서 제품을 구매했다.
전 사장이 내세운 경영 철학은 ‘인류와 과학기술 혜택 공유’다. 간단한 아이디어 제품이더라도 전 세계 많은 인류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어 보급하겠다는 의미다.
창의산업은 축적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방탄 헬멧, 발광다이오드(LED) 발광 안전모, 정보기술(IT)융합 긴급구조 호출 안전모 등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전성남 사장은 “통풍 기능을 갖춘 안전모는 중동 지역 등 해외 시장에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