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는 투자 화면이 원하는 메뉴로 구성돼 있고, 내가 보고 싶어하는 그 정보가 내게 가장 먼저 눈에 띈다면, IT로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고객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요?”
이석로 한국투자증권 e비즈니스본부장(상무)은 빅데이터 기법을 쓴 개인 맞춤형 온라인 증권 서비스가 멀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정보기술(IT)의 진화가 가져올 증권업의 다른 미래다. 사용자 기록과 선호 콘텐츠를 스스로 분석하고 ‘묻기 전에’ 알아서 일대일로 맞춰주는 서비스를 지향한다.
전형적인 온라인 서비스에서 한발 앞섰다. 한국투자증권의 IT 경쟁력은 하루아침의 산물이 아니다. 이 상무는 “전신인 한신증권 시절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도입한 1990년대 초기부터 당시 획기적이었던 ‘주가예측 시스템 탑스(TOPS)-울트라’를 개발해 특화된 온라인 서비스에 힘을 기울여 왔다”며 “증권업계에서 활약하는 IT전문가의 요람 역할도 했다”고 회고했다.
1997년 HTS 주문이 허용된 이후 2000년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던 초기부터 온라인 서비스 전담 본부를 신설했다. 최근 몇 년간은 속도 위주의 ‘기능’에서 벗어나 사용자로 눈을 돌렸다. 초점은 ‘편의성’에 맞췄다.
투자자 중심 정보 서비스 ‘이프렌드 내비’, 화려한 사용자환경(UI)과 부가기능을 포기한 각종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이프렌드 스마트 시리즈’를 비롯해 MTS 접속 없이도 시세 정보 조회가 가능한 ‘위젯’을 내놓은 것이 그 예다. 이 상무는 “4G가 보편화되고 이미 속도가 더 빨라져도 느끼지 못하는 모바일 서비스 등 갖가지 기능이 늘어도 쓰임새는 한계”라며 “차별화의 관건은 본질에 눈을 맞춰 ‘어떻게 더 쓰기 편리하도록 만들 것인가’에서 온다”고 말했다.
나이 든 시니어 층에 특화한 HTS를 개발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편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서비스가 된다는 철학으로 각종 외부 평가에서 선두를 차지한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비결이 여기 있다.
HTS·MTS·홈페이지 서비스를 총괄하는 e비즈니스본부는 다양한 시도를 잇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증권업계 선두권 경쟁력을 보유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웹으로 옮긴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개시를 준비한다. 이 상무는 “목표자금 설정부터 포트폴리오 추천과 보유자산 리밸런싱, 수익률 보고 등 종합적 자산관리 업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모바일 판매 금융상품 비중이 커지는 시대로의 대비다. 과거엔 온라인 서비스의 일부 기능을 모바일 서비스에 옮겼만 이제 모바일의 더 많은 정보를 온라인으로 실시간 복사하는 ‘모바일 중심화’도 촉진될 것으로 봤다. 이 상무는 “모바일·온라인 서비스가 ‘한 서비스’처럼 연동되는 시대가 머지않았다”며 “스마트폰과 PC에서 종목·차트·설정이 유기적으로 공유되는 시스템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홈페이지·HTS 없이도 스마트폰에서 회원가입부터 거래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증권업계 최초 ‘유심(USIM)’ 기반 공인인증서 서비스도 이달 개시한다. 이 상무는 “공인인증서를 유심에 저장하면 기존 휴대폰 메모리 등에 저장하는 것보다 해킹·복사에 강해 보안성이 높아지고 각종 금융사기로부터 보호된다”고 덧붙였다.
이 상무는 “증권업의 본질은 정보기술(IT)에 있다”며 “금융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더 쉽고 빨리 쓰게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주요 특화 모바일 서비스 / 자료:한국투자증권>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