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메모리 시장, 하반기 검은 구름 드리워

올 상반기 승승장구하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검은 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달 들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꺾인데다 선두업체의 설비 투자 소식이 잇따르면서 공급과잉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 사이에서도 비관론과 낙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상반기 정점을 찍고 하반기 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다. 올 상반기까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견인했다. 그러나 지난 7월부터 주춤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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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은 3630만대로 전 달보다 2%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 휴대폰 보조금 축소 이후 3G 스마트폰 판매 감소세가 이어진 탓이다. 4G 스마트폰 판매량은 1540만대를 기록하며 전 달보다 4% 늘었지만, 3G 스마트폰 감소분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

올해 기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PC용 D램도 상승세를 이어가기에는 뒷심이 달린다. 올해 윈도XP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기업용 PC 수요가 견조했지만, 내년부터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메모리 업체들이 다시 설비투자 증설에 나서면서 공급과잉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성 17라인에 D램 설비를 증설하기로 했고, SK하이닉스는 M14이 본격 가동되면 생산능력이 크게 늘어난다. 마이크론도 하반기 D램 생산능력이 20% 이상 끌어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D램 현물가격도 출렁이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5일 DDR3 4Gb 512Mx8 1333㎒ 가격은 4.253달러로 정점 대비 2.4% 하락했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12인치 웨이퍼 투입 기준으로 5만장까지는 수요 증가로 상쇄할 수 있지만, 10만장 가량 늘어나면 공급과잉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며 “다만 메모리 업체들이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이익률을 훼손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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