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부산을 제대로 바꾸지 못하면 끝도 없이 쇠락할지 모릅니다. 시민이 잘 사는 도시 부산을 만들려면 덩치를 키울 게 아니라 체질을 튼튼히 해야 합니다. 제가 시장이 되려고 한 이유입니다.”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은 부산의 체질을 바꾸기 위한 3대 키워드로 ‘사람, 기술, 문화’를 제시했다.
서 시장은 “결국 사람이 답이고, 기술은 힘이며 문화는 혼”이라며 “첨단 기술력을 갖춘 동시에 문화의 향기가 넘치는, 그래서 인재와 기업이 몰리는 창조도시 부산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민이 잘사는 창조도시 부산을 향한 ‘서병수호’의 첫 번째 임무는 일자리 창출이다. 그가 부산시장 후보 시절 가장 앞세운 공약이 ‘일자리를 만드는 시장’이었다. 또 공약을 구체화한 12대 약속 중 최우선 순위에 ‘좋은 일자리 20만개 창출’을 두었다.
그가 생각하는 일자리는 단순히 고용률만 높이는 것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부산시는 많은 대형 프로젝트를 만들고 추진했지만 정작 시민의 삶의 질은 떨어지고 도시는 생동감을 잃었다”며 “SOC 위주의 개발사업 보다는 시민이 진정 바라는 주거와 육아와 복지가 어우러진 건강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의 공약이 ‘일자리 20만개’가 아닌 “‘좋은’ 일자리 20만개”인 이유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을 활성화하고, ICT를 기반으로 뿌리산업 고도화, 금융과 관광, 마이스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시청 내에는 ‘좋은 기업 유치단’을 구성해 국내외 유망기업을 다수 끌어올 계획이다.
“기업이 갖고 싶어 하는 기술을 부산에서 만들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부산에서 키워낼 때 인재양성과 기술혁신, 기업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선순환하는 구조는 자연스럽게 정착됩니다.”
지역 발전에 관한 서병수 시장의 지론이다.
서 시장은 4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으로 산업구조를 바꾸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며 지역 경제를 선순환시켜 온 ‘국내외 성공 사례’를 다수 연구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은 지역이 독일의 드레스덴과 미국 북캐롤라이나주 RTP(Research Triangle Park)다.
독일 드레스덴은 제2차 세계대전 후 폐허로 변했으나 기초과학 육성을 기반으로 현재 독일 내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재도약했다. RTP는 과거 담배, 면방직 등에 의존해 1인당 소득이 미국 51개주에서 50위에 머무르던 가장 낙후된 도시였지만 지금은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연구 경쟁력까지 갖춘,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혁신 클러스터로 발돋움했다.
서 시장은 “지역에서 양성한 우수 인재가 지역에서 능력을 발휘, 창업이 이뤄지고 외부 기업이 찾아오는 선순환 구조를 보면서 조건이 비슷한 부산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에 이 같은 세계적 혁신사례를 그대로 실현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움직이지 않으면 부산의 미래는 없다”며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에 꾸준히 투자하고 투자성과가 대학, 기업, 연구기관은 물론이고 시민사회 전체에 골고루 뿌려지면 부산의 세계적 혁신 사례 창출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공사례 연구를 통해 얻은 확신을 그는 ‘탤런트(인재양성)와 테크놀로지(기술혁신)’, 즉 ‘TNT 2030’ 공약으로 제시했다. 부산시는 해외 혁신사례와 부산의 현황을 접목한 연구를 추가적으로 수행한 후 연내에 TNT 2030의 구체적 추진 로드맵을 내놓을 예정이다.
인재양성과 기술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의 연장선에서 서 시장은 부산 전략산업 육성정책에 대한 재조정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서 시장은 부산의 기존 전략산업 중에서 중점 육성할 분야로 해양플랜트와 ICT, 에너지, 원자력의생명과학, 엔터테인먼트, 식품을 꼽았다. 이를 5대 클러스터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서 시장은 “ICT 산업은 타 산업 제품·서비스와 결합해 전통 산업의 첨단화, 서비스 혁신 및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산시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인터넷 신산업에 대한 새로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강서구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시범단지를 중심으로 ICT 분야 역외 우수기업을 유치하고, 중장기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서부산 지역에 첨단 스마트밸리 조성에 나선다.
서 시장은 “부산경제의 활력 저하는 결국 낙후된 산업구조가 원인이다. 제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은 급변하고, ICT와 제조업을 완벽하게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며 “첨단 ICT를 제조업에 접목해 다양한 비즈니스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ICT 기반 산업 생태계 조성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서병수 시장 프로필
서병수 부산광역시장은 경남고와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북일리노이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부산대학 금융경영과 겸임교수와 우진서비스 대표로 활동하다 2000년 민선 2대 부산 해운대구청장에 당선되면서 정관계에 입문했다. 2002년 부산 해운대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내리 4선을 지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 새누리당(한나라당) 정책위 의장과 최고위원을 역임했다.
△경남고 졸업
△서강대 경제학과, 미국 북일리노이대 경제학 박사
△민선 2대 부산시 해운대구청장
△제16·17·18·19대 국회의원(4선)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 여의도연구소장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최고위원
△새누리당 사무총장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