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인베스트먼트 행보 `새 국면`…대덕특구 벤처 "실권주 인수하겠다"

최근 경영권 매각 추진으로 좌초 위기에 몰린 창업투자회사 ‘대덕인베스트먼트’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17일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에 따르면, 본지 보도 이후 장영복 대덕인베스트먼트 대표의 경영권 매각 추진에 따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긴급회의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이승완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장, 정낙영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등 대덕인베스트먼트 이사회 일부 이사진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 대덕특구 코스닥 상장사 B기업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 대덕인베스트먼트가 자본금 40억원을 증자하는 과정에서 증자가 이뤄지지 않은 34억원의 실권주를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당시 증자에는 장영복 대표만 6억원을 증자했고, 기존 다른 주주들은 증자에 참여하지 않았다.

B기업 대표는 실권주 인수를 통해 대덕 벤처기업인이 뜻을 모아 만든 창투사의 설립 취지를 퇴색시키지 않고, 자본금을 늘려 창투사가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이 제안이 대덕인베스트먼트 이사회에서 받아들여지면 현재 최대 주주인 장 대표보다 지분이 많아져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장 대표는 창투사 설립 초기 당시 19억5000만원을 출자한 데 이어 6억원을 증자했고, 최근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지분 3억원을 인수해 총 28억5000만원의 출자금으로 전체 지분의 50.9%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진행되는 추세대로라면 장 대표가 경영권 매각 시 서울 개인투자자들이 경영권을 넘겨받게 된다.

이번 실권주 인수 제안으로 대덕인베스트먼트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사회에서 B기업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면 장 대표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은 서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현재 대덕인베스트먼트 이사진은 사내이사인 장 대표를 비롯해 정낙영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 이승완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장 3명이다.

이번 실권주 인수 제안으로 주목받는 기관은 대전시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창투사 설립 당시 10억원을 출자해 2대 주주가 된 대전시가 어떤 입장을 내놓는지에 따라 향후 대덕인베스트먼트 운영 및 펀드관리 기조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창투사 경영권이 서울 투자자들에게 넘어가기 전에 대전시가 명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객관적으로 판단 후 정책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최시복 대전시 기업지원과장은 “최근 대덕인베스트먼트에 대한 조사를 한 결과 이대로 되나 싶을 정도로 투자가 부실했다”며 “창투사 운영 주체에도 도덕적 해이가 있지 않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덕인베스트먼트가 깨끗하고 투명하게 운영돼야 하고, 당초 설립 취지처럼 기술력이 우수하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정낙영 대전경제통상진흥원장이 18일 권선택 대전시장에게 직접 이 사안을 보고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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