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이 더콘테스트와 공동으로 주최하고 코스콤 후원으로 진행하는 ‘내가 바로 전자신문 칼럼니스트’ 7월 당선작은 강가흔(연세대학교)씨의 ‘열린 채용의 그림자에 관하여’입니다.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구인, 구직 시대’를 다룬 전자신문 기사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채용 절차의 문제점을 짚었습니다. 진행 중인 8월 공모전에 대학생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강가흔(필명 두구두구뚜, 연세대학교)
최근 많은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인재들을 찾고 있다. 숨어 있는 인재를 찾아내는 통로로 SNS를 활용하는 것을 일컬어 ‘열린 채용’이라고 하기도 한다. SNS는 학벌이나 자격증 같이 기업에 공식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전달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청년 지원자에게 자신의 SNS는 ‘온라인 포트폴리오’인 셈이다.
기업도 최근 들어 자기소개서 비중을 늘여가고, SNS는 자기소개서 내용의 진실성을 판단할 수 있는 통로로 장점도 갖추고 있다. SNS에서 지원자 활동과 관심사, 교류하던 사람을 확인하면 그 사람에 대해 종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SNS를 회사 마케팅의 통로로도 사용할 수 있다. 많은 회사들이 인턴이나 마케터, 홍보단을 모집하면서 SNS로 회사 홍보하기를 정식 지원 절차에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SNS는 다른 심각한 문제들도 가지고 있다. 심각한 사생활 정보 유출 문제이다. SNS를 활용하지 않는 사용자도 이력서 필수 항목처럼 페이스북, 블로그 등의 주소를 적어야 한다. 채용 우대 사항에 SNS 친구가 많거나 SNS 활동이 활발할수록 명기하고, 아예 그런 인재만을 뽑는 공고도 많다.
이제 기업은 직장, 직업에 대해 준비한 개인의 역량을 알고자 하는 것을 넘어서 개인의 사생활 정보까지 알고 싶어 한다. SNS 때문에 지원자들은 기업 앞에서 숨을 곳이 없는 셈이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청년들을 원치 않는 개인정보공개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또 SNS 역시 진실한 정보만이 존재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SNS의 빠른 정보 전달 기능이 부정확한 정보의 확산 창구로 이용되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의 확산, 상업적 목적을 감춘 후기 등이 대표적이다. SNS가 개인 포장의 가상공간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친구는 한 명도 없지만, SNS 친구는 수백 명에 이르는 사례도 있다. 과거 가상공간에서 현실과는 다른 자신을 꾸며 만들어 내는 것이 문제가 됐던 것처럼 SNS 역시 거짓의 공간이 될 가능성이 있다.
SNS는 채용과 관련해 지원자에 대한 확실한 정보를 전달해줄 수도 없고, 또 지원자의 역량을 전달하는 유일한 도구로 사용되기도 부족하다. 오히려 청년에게 요구되는 또 다른 스펙일 수 있다. 열린 채용 절차의 그림자를 간과하는 일은 자신의 역량을 전달하고자 하는 구직자에게도, 적합한 인재를 찾는 기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