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빅데이터시대와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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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 세계인의 축제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한국 대표팀은 아쉽게도 32강에서 탈락했지만, 4년 만에 열린 축제의 밤을 응원과 환호로 지새운 축구팬들이 많았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각국 출전 팀과 스타플레이어만큼이나 주목 받은 단어가 있었다.

‘빅데이터(Big Data)’.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 방대한 양의 정형·비정형 데이터와 이를 수집·정제·분석·가공하고 미래 예측에 활용하는 기술 등을 포함한 이 개념이 언뜻 보면 무관해 보이는 범지구적 스포츠 축제의 장에서 거론된 이유는 뭘까.

월드컵 개막에 앞서 글로벌 IT 기업들은 각국 출전 선수들의 경기력과 경기장을 찾은 팬의 수, 팀 지원 상황 등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실제 경기의 승패를 예측했고, 높은 적중률을 낳았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차군단’ 독일의 빅데이터 분석 활용 사례는 월드컵의 열기가 식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스포츠과학이 발전한 독일은 이미 빅데이터와 스포츠 간 접목을 구체적으로 이뤄왔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TSG호펜하임 클럽은 선수들의 정강이 보호대와 유니폼, 심지어 공에도 센서를 부착해 경기당 평균 활동량, 볼 점유율, 선수 성향 등 60만개 이상의 포지션별 기록을 수집한다고 한다. 이러한 기록들은 인메모리 데이터 플랫폼에 저장돼 실시간으로 분석된다. 해당 결과는 각 선수의 장단점이 반영된 전략적 훈련 프로그램 구축은 물론이고 최적의 훈련 일정, 부상 위험 최소화 방안 등을 수립, 실행하는 데 활용돼 궁극적으로 팀 전반의 전력 향상을 가져 왔다.

스포츠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사용자경험(UX)을 구현할 수 있는 분야다. 특히 앞서 독일 구단 사례에서 보듯 최근 본격적인 도입과 시장 활성화가 이뤄지고 있는 웨어러블 기술과 만나면서 더 큰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

심장 박동 센서와 모니터, GPRS 트래킹 시스템을 활용해 경기 도중 선수의 걸음걸이, 심박수 및 호흡 등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함으로써 개인화된 선수 분석이 가능해졌다.

선수의 체력, 경기시간, 이동 스케줄, 부상 정도 등 파편화된 개별 정보는 웹 그래픽 등 시각화된 형식으로 변환돼 데이터 간 상관관계, 활동패턴 등 보다 정확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분석을 돕는다. 이는 곧 감독 등 코칭 스태프와 구단의 신속한 상황판단과 예측 기반 전략수립 및 변경에 영향을 미친다.

스포츠분야의 빅데이터 활용은 좁은 한 예에 불과하다.

이제 금융, 공공, 의료, 유통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의 정보들이 빅데이터로 팽창하고 있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올 한 해 우리나라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량이 인류가 태초부터 지난 2005년까지 생성, 보존한 정보량(약 1500억GB)에 근접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폭발적인 증가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다. 여기에 사물인터넷(IoT) 확산이 가속화하면서 상승 곡선의 기울기는 더욱 급해질 것이다.

빅데이터의 등장과 팽창에 대한 효과적 대응은 이제 모든 경제·사회 주체들의 시대적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더 이상 ‘남의’ ‘먼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분·초 단위로 생성되는 각종 대용량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수집, 안정적이고 신속하게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고 대응하는 역량, 이것이 데이터 빅뱅 시대에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새로운 가늠자가 될 것이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 hs.lee@in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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