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억제뿐만 아니라 치료가 가능한 기술이 국내 기업으로 이전된다. 기술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세계적으로 30조원에 이르는 치매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경상대 치매제어기술개발융합연구단(단장 김명옥)은 29일 경남 진주시 경상대에서 한국파마(회장 박재돈)와 계약금 20억원·경상기술료 6% 조건으로 ‘치매 치료용 천연단백질’ 원천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다고 28일 밝혔다.
치매를 억제하는 차원을 넘어 치료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중기 치매를 유도한 쥐를 대상으로 1주에 2회씩 1달간 약물을 주사한 결과 해마와 대뇌피질에서 세포 사멸과 퇴행이 억제됐다. 신호전달이 조절되고 신경세포 증식이 활성화되는 등 치매 이전 수준으로 뇌가 회복되는 현상도 관찰됐다.
이 같은 현상은 알츠하이머성, 알코올성, 퇴행성 세 가지 형태 치매에서 모두 나타났다. 초기와 말기 치매에서도 약물 투여량 차이는 있었지만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치료 후 약물 투여를 중단해도 재발하지 않았다. 치료제는 인공 합성 신약이 아닌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단백질이기 때문에 부작용 우려가 없다.
연구팀은 이 단백질 종류와 함께 추출 방법도 이전한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단백질이지만 이를 대량으로 얻기는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사용하면 한 개 식물잎에서 한 달치 분량의 단백질을 얻을 수 있다.
치매 치료제 개발은 세계적으로 꾸준히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진행 속도를 늦추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치료제보다는 완화제 성격이 강했던 셈이다. 인공합성신약 개발에 치중돼 부작용 위험도 크다.
한국파마가 기술을 상용화하면 치매 치료제 시장을 선점할 것을 기대된다. 치매 치료제 시장은 연 평균 9.8%씩 성장해 2019년에는 세계적으로 3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비설치류 동물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가 상용화 관건이다. 최적 투여 농도 규명과 효과 검증 시스템 개발도 과제다.
김명옥 경상대 치매제어기술개발융합연구단장은 “기술을 이전한 다음에도 해야할 일이 많다”며 “독성과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다른 신약에 비해 임상시험이 빠르고 간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는 3~5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파마로 이전된 관련 기술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출원·등록된 핵심 특허 10여 개가 포트폴리오로 구축됐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