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단계 산학협력선도대학(링크·LINC)사업 성과 확산을 위해 추진 중인 ‘산학협력 중개센터’ 설치를 놓고 링크사업단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3일 건양대에서 열린 2단계 링크사업단 출범식에서 ‘오프라인 산학협력 중개센터’ 설치 계획을 내놨다. 이달 중에 기술혁신형 링크사업단(15곳) 중 기술사업화 역량이 우수한 5개교를 선정해 산학협력 중개센터를 시범 운영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날 교육부 관계자는 “산학협력 중개센터는 링크사업으로 조성된 산학협력 인프라를 활용해 기술·교육 등 산학협력 수요에 대해 효과적인 중개와 매칭을 지원하고, 2단계 링크사업의 선도적 산학협력 모델을 확산해 나가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학협력 중개센터 설치에 대해, 일선 링크사업단은 사업 추진체계와 현장 상황이 고려되지 않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평가다.
사업단이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링크사업의 현실적 한계 때문이다. 과거 어느 산학협력 사업보다 강력한 경쟁체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상호협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링크사업단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기 위해 사소한 내부 정보조차 꼭꼭 숨기는 것이 현재 링크사업의 현실”이라며 “특정 한 대학에 센터를 설치해서 사업단 간 협력과 함께 성과를 확산시켜 나가라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 관계 속에서 다른 사업단보다 앞선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마당에 사업단 간 상호협력이 가능하겠냐는 얘기다.
실제 기술사업화, 취업 및 창업 교육, 현장실습 등 교육부가 산학협력 중개센터를 통해 거두고자 하는 협력 성과는 대부분 링크사업 성과지표에 포함돼 있는 항목이다.
이미 구축한 링크사업 인프라의 공동 활용 측면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다른 링크사업단 관계자는 “중개센터의 기능상 문제뿐만 아니라, 특정대학에 구축되면 지리적 접근성이 떨어져 오프라인상의 협력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학의 기술이전 및 사업화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미 상당 수 대학은 산학협력단을 통해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또 링크사업 예산의 일정 부분은 대학 산학협력단에 투입되고 있다. 반면 교육부는 중개센터 당 3억6000만 원을 지원하고, 향후 각 링크사업단의 출연을 통해 센터 운영자금을 10억원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링크사업비 갹출과 사업 중복성으로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한 링크사업단장은 “산학협력 중개센터는 기본개념이 모호하다”며 “2단계 사업의 성과 확산이라는 목표 달성에 매몰돼, 현실과 괴리된 정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도록 방향을 제대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의 기술 이전이나 기술사업화가 부진한 이유는 기업과의 소통 등 대학 자체의 노력이 부족해서이지 정보교류 등 대학 간 협력이 부족해 나온 결과는 아니다”라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동식 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