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가 경제활력 제고와 중소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가업승계 지원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중소·중견기업과 같은 가족기업에 대한 과도한 상속·증여세 부담은 기업투자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21일 정부, 국회 등에 ‘중소·중견기업 가업승계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 과제’건의서를 제출했다.
정부는 올해 초 가업상속공제율 확대, 사전증여에 대한 과세 특례 영구화 등 가업승계지원제도를 개선했다. 하지만 기업현실에 맞지 않는 공제 요건이나 한도 등으로 기업 체감 효과가 높지 않다는 평가다.
건의서에는 △사전 가업승계에 대한 지원 확대 △가업상속 공제요건 완화 △연부연납 특례 확대적용 등의 요청이 담겼다.
우선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상 운영 중인 ‘가업승계주식에 대한 과세특례 제도’는 중소·중견기업의 창업세대가 자녀에게 사전에 가업을 물려주기에는 지원 폭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인구고령화로 가업상속 시기가 늦어질 경우 발생하는 ‘노노상속(老老相續)’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사전 가업승계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후 가업상속 공제요건 역시 공동상속을 인정하고 자산·지분 처분 제한 규정 등을 완화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한다고 건의했다. 현재 가업상속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상속 전 피상속인이 최소 10년 이상 가업을 영위하고 상속인 1명이 가업의 전부를 상속받아야 한다.
매출액 3000억원 이상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상속세를 최대 12년간 분할납부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제도의 매출액 상한제한으로 기업의 매출이 3000억원이 넘을 시 가업상속세 부담이 급격히 증가해 인위적 기업 분할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다.
올해 말 일몰 예정인 중소기업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평가 유예제도 연장과 유예 대상 확대, 상속세율 인하 등을 함께 건의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본부장은 “정부와 국회가 가업승계 지원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지만 중소·중견기업 창업1세대의 고령화에 따라 여전히 기업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기업 현실에 맞지 않는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가업승계 문제가 우리나라 경제도약의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