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시장에도 연비 경쟁이 점화됐다. 세계 항공기 제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에어버스와 보잉 모두 고효율 항공기를 전략 모델로 내걸었다.
닛케이신문은 최근 영국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항공전시회 ‘판보로 국제 에어쇼’에서 에어버스와 보잉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중소형 항공기를 앞세운 판매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대 항공기의 에너지 효율성도 거론하면서 신경전에 돌입했다.
에어버스는 이번 전시회에서 연비 성능을 대폭 높인 중형기 A330네오를 출시했다. 이전 모델인 A330을 다시 디자인한 제품으로 연료 효율을 기존보다 14% 개선했다. 회사는 공개 첫 날 총 155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 보잉은 에어버스의 신제품 공세 속에서 경쟁작 보잉787 드림라이너의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첫 날 수주는 51대에 그쳐 에어버스가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드림라이너는 동체 등 주요 부분 50%에 탄소복합소재를 사용해 무게를 즐이고 에너지 효율을 높인 제품이다. 동급 항공기보다 연료 효율이 20%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20% 줄였다.
에어버스는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보잉 드림라이너의 점유율을 뺐겠다는 전략이다. 항공기 가격도 드림라이너보다 저렴하게 책정했다. 회사는 앞서 A330네오를 1000대 이상 판매할 수 있다고 자신한 바 있다.
보잉은 에어버스의 신제품 A330네오의 에너지 효율 성능에 의문을 던지며 자사가 여전이 강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맥너니 보잉 회장은 파이낸셜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자사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A330네오는 보잉 드림라이너의 연료 효율을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당분간 보잉의 성장세가 주춤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보잉 드림라이너는 지난해 배터리 과열 문제가 불거졌으며, 이 기종을 도입했던 항공사들은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다 재개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올 1월에도 일본항공에서 운항 중인 드림라이너에 또 다시 배터리 문제가 발생해 비상착륙하는 일이 벌어졌다. 보잉은 악재의 영향 속에 지난해 항공기 수주 1위 자리를 에어버스에 넘겨줬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