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반영돼 준공일까지 받아놓은 영흥화력 7·8호기 건설 사업에 걸림돌이 발생했다. 영흥화력 7·8호기는 수도권 전력 해소를 위한 대규모 유연탄 발전소로 지역 주민 91% 이상 찬성으로 유치했다. 그러나 환경부의 연료 사용 승인이 미뤄지면서 해당 발전사가 애를 먹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9월까지 환경부 승인이 없으면 6차 전력수급계획에서 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건설이 어려운 상황에서 1660㎿에 달하는 용량을 예비력에 포함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발전소 건설에 앞서 연료 승인이 필요한 이유는 발전소가 위치한 인천이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석탄 등 고체 연료를 사용할 수 없는 ‘고체연료 사용 제한지역’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수도권 대기관리 기본계획에 의해 대기오염을 줄여가는 특별관리지역으로 분류돼 있어 석탄 등 고체연료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남동발전이 영흥 7·8호기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예외조항에 따라 환경부로부터 연료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한다. 2009년 5·6호기 연료 사용 승인 당시만 해도 후속기는 친환경 연료인 액화천연가스(LNG)를 쓴다고 협의했지만 산업부와 남동발전이 유연탄 발전소로 재추진했기 때문이다.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유연탄발전소로 반영된 것도 사용연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부라 환경부 결정이 관건이다.
환경부가 승인을 미루는 것은 유연탄 화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환경 영향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먼저 수도권 배출가스 총량 관리가 걸림돌이다. 수도권 내 배출가스 총량을 제한하다보니 영흥화력 7·8호기 건설로 서울이나 경기 등 수도권 내 다른 지역에서 발전소나 공장 건설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시행되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전 정부가 2020년 기준 배출전망치(BAU) 대비 30%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는 로드맵을 대외적으로 밝힌 상태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유연탄발전소를 연료변경까지 승인하는 것은 주무부서로서 부담이라는 것이다. 최근 일일 예보까지 하는 등 중요성이 커지는 초미세먼지도 유연탄이 LNG보다 발생량이 많다. 환경부가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은 이유다. 영흥도라는 지역 특성상 발전소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가 중국발 초미세먼지와 함께 내륙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남동발전 측에서는 기존 가동 중인 발전소 배출가스 연간 배출량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발전소 건설이 가능하다는 대기환경보전법 예외조항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영흥화력 1~4호기는 황산화물(SOx) 5907톤, 질소산화물(NOx) 4252톤, 미세먼지 238톤을 연간 배출한다. 최근 가동을 시작한 5·6호기에 7·8호기까지 건설해도 총량은 오히려 줄어들도록 환경설비를 갖출 것이라고 남동발전 측은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자체로부터 발전소 연료사용 승인과 관련해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며 “산업부에서 7차 전력수급계획을 마련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신속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