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리더 초대석]김상열 한국태양광산업협회 회장

태양광 산업은 지난 수년간 침체의 늪을 지나왔다.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폭락하면서 국내 기업은 뼈를 깎는 생존경쟁을 견뎠다. 태양광 산업 비관론이 고개를 든 것도 이때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규모를 더하는 중국 기업과 우리 기업의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하지만 최근 시황이 살아나면서 일부 기업은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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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태양광산업협회장은 “지금이야말로 태양광업계에 지원과 관심이 필요할 때”라며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안정적인 국내 시장 조성에 주력한다면 수년 내 성장동력으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산업협회에 따르면 태양광은 국내 신재생 에너지 분야 매출의 75%, 수출 85%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으로 부상했다.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이 있지만 지금으로써는 태양광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김 회장 믿음에는 이유가 있다. 세계 태양광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국내 기업도 글로벌 유수 기업과 경쟁에서 살아남으며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세계 태양광 설치량은 역대 최고인 45~50GW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 2018년 80GW를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규로 설치되는 화석발전소 용량은 1080GW, 신재생에너지는 2977GW다. 이 가운데 태양광 비중이 가장 높다. 태양광 제품 가격하락으로 초기 투자비가 줄자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이 배경이다. 김 회장은 특히 아시아와 중동 등 신시장이 국내 기업에 기회의 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0년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17%에 불과했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50%를 넘어서며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김 회장은 “태양광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세계 시장에서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업은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정부는 정책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와 관련해 안정적 내수 시장 조성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은 신재생공급의무화제도(RPS) 연간 의무량에 따라 규모가 결정된다. 2016년 이후 RPS제도에서 태양광, 비태양광 구분이 사라지면 다른 에너지원과 경쟁이 본격화된다.

경제성을 결정하는 것은 신재생공급인증서(REC) 가격이다. 김 회장은 “REC 가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최저 가격을 보장해 달라는 업계 요구도 있다”며 “안정적 내수 시장을 조성하고 금융투자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우리 기업도 세계 유수 기업과 경쟁할 수 있도록 고품질 제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며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융합하는 등 다양한 신사업을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열 회장은 행정고시 18회 출신으로 지식경제부의 전신인 통산산업부와 산업자원부에서 산업, 무역, 자원 정책분야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을 끝으로 2004년 8월 공직을 떠난 후 대한상공회의소의 상근부회장을 역임했고 지난 2010년 4월 OCI 부회장, 2012년 2월 한국태양광산업협회 2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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