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은 지금]<4>제습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귝내 제습기 시장 규모(단위:억원) 및 중국 공기청정기 시장 판매액 증가율(단위:%)

푹푹 찌는 무더위가 시작됐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등 아시아 지역이 고온다습한 기후로 넘어가면서 ‘제습기’ 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 세계 제습기 시장은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이 중심이다. 북미 시장의 수입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제습기나 공기청정기 등에 인식이 낮았던 유럽권도 조금씩 수요가 오르는 추세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수입관세를 줄이고 인증 등 규제를 완화하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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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휘센 인버터 제습기

◇글로벌 제습기 시장은 ‘중국천하’

글로벌 제습기 시장은 휴대폰이나 PC 시장처럼 글로벌 IT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뒤따라오는 형태와 반대다. 중국산 제습기가 시장을 잠식한 가운데 한국, 일본, 유럽 브랜드가 기술력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전체 규모로 전 세계 최대 제습기 시장은 단연 중국이다. 현재 베이징올림픽 경기장에 청정기를 공급했던 ‘야두’가 중국 제습기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제습기 시장은 2200만달러 정도로, 자국 제품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국세관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제습기 수입은 지난해 전년대비 17.3% 하락했으며 대만 제품 수입이 지난 3년간 3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화남지방은 2월에서 4월까지 습도가 90%에 육박하며 제습기 수요를 견인한다. 연안, 남부 등 습한 지역에서는 제습기가 유행 상품이 아니라 필수 가전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중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구매능력이 상승, 차량용 제습기나 애완동물 전용 건조 기능이 첨가된 다양한 제습기 모델이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북미 시장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다. 개별 제습기보다 공기청정기와 혼합된 형태의 제품이 주를 이룬다. 북미 제습기 및 공기청정기 수입 시장규모는 지난 해 기준 약 8억2900만달러(약 8460억원)로 지난 3년동안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더스트리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이 시장은 오는 2017년까지 약 4조6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과 캐나다 제습기 시장은 대부분 중국, 한국 등에서 수입한다. 캐나다 일부 주정부는 제습 기능이 포함된 공기청정기인 ‘공기조화기기’를 가정집에 설치할 경우 인센티브나 재정적 지원으로 구매를 장려하고 있다.

외신매체 리지스터는 “환경오염과 실내공기 질에 대한 관심이 올라가면서 제습기 등의 웰빙 가전 수요가 오르고 있다”며 “학교, 주거용, 상업용 빌딩에 대한 정부 차원 규제가 확대되고 있어 북미 시장 수요는 더욱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유럽권은 제습기 인식이 낮은 편이다. 유럽권에서 제습기 수입이 두드러지는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의 지난해 제습기 수입규모는 9761만달러(약 1000억원) 가량으로 전년 대비 4.38% 감소했다. 체코(5759만달러), 포르투갈(4302만달러) 등이 순위를 잇는다.

◇국내시장 상황은…글로벌 확대위한 ‘마케팅 관건’

국내 시장은 다양한 제조사가 난립하며 가격경쟁이 시작됐다. 그동안 시장에서 높은 영향력을 발휘한 LG전자와 위닉스의 주력 제품 가격은 20만원 중후반에서 30만원대 가량으로 내려왔다. 경쟁업체가 많아지면서 10만원대 아래의 저렴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는 탓이다. 각 업체들은 유통업체에 따라 다양한 파생 모델을 계속 만들어 내고 있으며 제습기 자체의 부가가치를 올리기 위한 시도도 따르고 있다.

현재 국내 업계는 세계 시장에 ‘한국 제습기’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LG전자는 지난 5월 글로벌 제습기 시장에서 누적 판매 1000만대 기록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사업 초기부터 한국은 물론 미국, 유럽 등 해외 시장을 동시 공략했으며 유로모니터 소매 제습기 판매 기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7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한국 제습기의 현지 인지도는 중간 수준이다. 한국 제품의 기술력은 인정받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없고 제품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기청정기 시장에서 코웨이가 점유율 50%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어 제습기 수출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 제품 인식이 특히 낮은 프랑스 시장에서는 70~200유로 가량의 바이오네어(Bionaire) 제품이 시장 1위이며 일본 브랜드인 ‘다이킨’ 제습기가 2위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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