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UAE 왕립 종합병원 위탁운영 수주…한국 의료시스템 수출 시대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종합병원 위탁 운영자로 선정됐다. 국내 병원이 해외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위탁운영권을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SKSH)을 5년간 위탁 운영하는 프로젝트의 최종 운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은 비영리 공공병원으로 암·심장질환·어린이질환 등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2015년 초 개원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은 앞으로 5년간 칼리파 병원의 의료서비스, 의료진 채용, 병원정보시스템 구축을 포함한 병원 운영 전반을 맡게 된다.

서울대병원은 UAE로부터 1조원 이상의 운영예산을 지원 받고, 칼리파 병원 채용 인력 1420명 중 15~20%를 국내 선발할 계획이어서 일자리와 국부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국내 의료기관 중에는 보바스기념병원이 지난 2012년 두바이 재활센터의 위탁운영권을 따낸 적이 있지만 해외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위탁운영을 맡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특히 이번 수주는 의료기술, 진료 프로세스, 운영 노하우 등 한국 의료기관의 시스템 전반을 전수하는 것이어서 중동 보건의료 시장 진출에 큰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9월 위탁운영 의향서를 제출하고 미국, 영국, 독일 등 세계 주요 병원들과 경쟁했다. UAE 대통령실 실사단은 지난 6월 방한해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강남센터 등을 실사하기도 했다.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지난 6월 사우디아라비아 병원들과 700억원 규모의 병원정보시스템 수출계약을 체결한 데 이은 두 번째 성과”라며 “서울대병원의 탁월한 의료수준과 병원경영 역량을 인정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다음 달 현지를 방문해 계약을 체결한 후 연말에 암과 신장질환 진료를 시작으로 한 1차 개원을 거쳐 내년 4월 공식 개원할 예정이다.

한편 복지부는 이번 성과가 지난 2011년 이후 UAE와 국내 의료기관의 환자 송출 협약 등을 통해 한국 의료의 우수성이 확인됐고 여러 협력 사업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한국 의료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쌓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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