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 금리를 2.50%로 동결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4월 4.0%에서 3.8%로 0.2%포인트 낮췄다.
한국은행은 14개월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아직까지 금리를 조정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민간 소비가 세월호 참사 이후 주춤하기는 했지만 경제 전체로 보면 경기는 회복기조인데다 원화 강세까지 겹쳐 금리를 올리기에는 부담스럽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을 고려할 때 인하할 만한 여건도 아니라는 판단이다.
다만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소폭 하향 조정한 만큼 소폭 금리인하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민간소비가 당초 전망보다 둔화된 점이 반영했다는 해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직후 간담회에서 “향후 성장 경로상 하방 리스크가 다소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성장률 조정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올해 성장률을 3.8%로 0.2%포인트 낮췄다. 내년 전망치 역시 4.2%에서 4.0%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4월 전망치에서는 상반기에 3.9%, 하반기 4.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한은은 내년에도 당초 전망치 보다 0.2%포인트 내린 4.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역시 4월 전망치 2.1%에서 1.9%로, 내년 전망치는 2.8%에서 2.7%로 각각 하향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점차 높아지겠으나 상승압력은 종전 예상에 비해 다소 약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압력이 낮으면 금리를 내릴 여건은 조성된 셈이다. 이는 향후 통화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민간소비 전망치는 2.3%로, 기존 전망치(3.1%) 대비 0.8%포인트 떨어졌다. 민간소비는 상반기 2.1%, 하반기 2.6%로 하반기에 소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4월 전망치(680억달러)보다 다소 늘어난 840억달러로 전망했다. 기간별로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400억달러, 440억달러 흑자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내년도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700억달러 내외로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연평균 기준)은 1.9%로 예상했다. 지난 4월 2.1%에서 0.2%포인트 낮춰 잡은 수준이다. 내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전망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