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스마트 시장 대응은 늦었지만 전기차 시장은 놓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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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이 최근 제조업 분야에서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에 역량을 총집결하고 있다.

LG전자·LG이노텍·LG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는 차량 모터·인포테인먼트 시스템부터 이차 전지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전장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G그룹은 스마트 시장에 대응하지 못하는 실기를 했던 만큼 차세대 정보기술(IT) 산업인 전기차·스마트카 시장에서는 반드시 주도권을 틀어쥔다는 의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근래 LG그룹은 자동차 전장 소재·부품 수직계열화로 전기차 종합 솔루션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내비게이션·오디오 등 단순 인포테인먼트 사업에서 벗어나 자동차 설계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지난해 7월 차량부품(VC) 사업본부를 신설했고, 이후 자동차 설계 기술을 보유한 V-ENS도 인수했다. 조만간 자동차 공조 시스템과 인버터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기기가 주력이지만 향후 구동, 공조·냉각, 배터리 팩 등 다양한 부품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가전 사업에서 확보한 기술을 자동차 전장 부품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저전력 세탁기를 만들기 위해 개발한 인터버 기술은 전기차에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에어컨과 냉장고에 쓰이는 컴프레서도 당장 자동차에 쓸 수 있다. 지난 2011년 LS엠트론으로부터 공조 사업을 인수하면서 자동차 공조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도 확보했다.

LG이노텍은 지난 2007년 구동 모터와 센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자동차 전장 부품 사업에 발을 내디뎠다. 현재 브레이크 잠김방지(ABS) 모터, 전자식 조향장치용(EPS) 모터, 토크 앵글 센서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차량용 통신모듈, 전장 카메라,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스마트폰에 쓰이는 인쇄회로기판(PCB)과 터치스크린패널(TSP)도 자동차 전장 부품 개발에 충분히 접목할 수 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자동차 전장 사업에서 4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57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2017년까지 자동차 전장 사업에서 1조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중앙정보디스플레이(CID)·계기판·뒷좌석 엔터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등 제품으로 자동차 전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진동·충돌·열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이 필요하다. 일본 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시장에 진입하면 고수익을 누릴 수 있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투명하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선호하고 있어 향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차량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향후 3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지산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부품이 전장화·디지털화되고 있어 IT기업의 시장 참여 기회가 커지고 있다”며 “소재·부품부터 시스템·설계에 이르기까지 기술력을 확보한 LG그룹이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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