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시장의 제품과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장흥순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에너지 절약 솔루션업체 블루카이트 대표를 맡으며 가교 역할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1988년부터 17년간 정밀제어기기 생산업체 터보테크 대표를 지낸 ‘벤처기업 1세대’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벤처기업협회장도 지냈다. 블루카이트는 서강대가 최대주주(지분율 25%)로 참여하고 동문 기업인 KMW·세방전지 등의 자본 투자로 설립됐다.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절약을 상징하는 ‘블루(blue)’와 낙뢰에서 전기현상을 증명한 벤저민 프랭클린의 연(kite)에서 이름을 따왔다. 에너지 분야의 도전하는 벤처 정신을 담은 것이다.
장 대표는 “10여년간 기업과 대학을 경험하면서 사업화 되지 못하고 사장된 대학의 기술도 봤고, 상품성은 있지만 2% 부족한 기술 탓에 시장에서 고전하는 기업도 경험했다”며 “이들의 부족한 점을 서로 채워주는 블산학 협력모델을 통해 기업과 대학이 상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과거 일대일 짝짓기 식 산학 모델이 아닌 에너지 분야의 다수 대 다수가 참여해 기업의 요소 기술과 시장성에 학교가 보유한 기술을 융합하는 산학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대학은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은 더 나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무엇보다 산학 모델은 실패를 경험한 사업가들의 재도전 기회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 대표 주장이다.
장 대표는 “블루카이트 설립은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하고 수익을 나누는 새로운 산학 모델을 제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대학이 직접 투자한 회사의 이윤으로 대학 재정을 튼튼히하는 미국 스탠퍼드나 중국 칭화대와 같은 모델을 도입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발광다이오드(LED)조명 교체사업부터 시작한다”며 “이후 단열 신소재, 에너지 관리·저장시스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장 대표는 터보테크를 2006년 매각한 뒤 2008년부터 서강대에서 미래기술연구원장과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를 맡아 창업문화를 대학에 심기 위해 애써왔다.
장 대표는 “대학에 있어보니 산학 협력은커녕 대학 내 학과 간 협력조차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며 “산업계와 학계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소통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학 강의를 통해 터보테크를 운영하며 겪은 성공과 실패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면서 마음의 상처도 많이 치유됐다”며 “실패를 과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박지호기자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