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세자릿수 진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5원 내려 1009.2원으로 마감됐다.
원·달러 환율이 1010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08년 7월 31일 장중 저가였던 1008.5원 이후 5년 11개월 만이다. 환율하락은 우리나라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전반적 국가경제에는 ‘적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문제는 뚜렷한 환율하락 제동 요인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누적되고 있는데다,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도마저 높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세자릿수 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세자릿수 원·달러 환율을 맞게 될 것이라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날 “시장참가자들의 기대가 지나치게 일방향으로 쏠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기업과 역외 등 수급 주체들의 거래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구두개입에 나섰다.
하지만 최근 환율하락은 일시적 문제가 아니라 추세적으로 진행중이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방어선을 설정한다고 해도 이를 지켜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여전하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방향성을 거스르기 어렵고 원화 강세 속도를 조절해야 하는데, 예상보다 속도가 가파르다”며 “당국의 개입 수단도 마땅치 않아 900원대 환율이 나타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