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현대차 싼타페, 쌍용차 코란도스포츠 연비 재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부처 간 칸막이와 힘겨루기에 대해 강도 높게 질타하면서 업계와 소비자들의 혼선을 줄일 방안이 도출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내년 시행을 앞두고 부처 간 이견이 첨예한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도 합리적인 대안이 마련될 것인지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연비 재검증 과정에서 국토부와 산업부가 각각 다른 결과를 발표해 혼선을 야기한 것과 관련 “부처 간 고질적 영역 다툼이 정말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질타했다.
박 대통령은 “정부의 자동차 연비 재검증 결과 발표를 놓고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들의 반발, 또 여론과 언론의 지적이 쏟아졌다”며 “그동안 칸막이 없애야 된다, 협업해야 된다, 많이 강조했고 경제부총리실에서 조정 기능을 강화했는데도 이런 사안의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모습은 정말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경제수석은 경제부총리와 협업을 잘 해서 이런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해야 되고, 또 다른 수석들도 이런 부처 이기주의 칸막이 형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각 부처를 철저하게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규제 완화와 부처 간 협업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박근혜 대통령이 자동차 연비 재검증을 직접 거론하고 질타하면서 얽히고 설킨 자동차 관련 규제 정책이 합의점을 찾는 계기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특히 내년 시행을 앞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의 경우, 환경 보호를 기치로 내건 환경부와 배기가스 관련 중복 규제 및 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업계와 산업부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어 어떻게든 합의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