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첨단산단은 LED, 광통신, 레이저 등 광 관련 기업과 기관 수백 곳이 밀집된 국내 최대 광산업 클러스터다.
정부가 10여년 전 8500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해 키워온 광주 광산업은 지난 2011년 매출이 2조6000억원을 넘어서 ‘잘나가는 효자산업’으로 각광을 받았다. 광주시 역시 광산업을 자동차, 스마트가전과 함께 3대 주력산업으로 키웠다.
하지만 3년 새 광산업의 존재감은 없다. LED 시장 미개화에 광통신 시장마저 출혈경쟁에 내몰렸다. 상당수 관련 중소기업이 경영 악화로 문을 닫거나 개점휴업 상태다.
정부가 120억원을 투입해 지원한 ‘LED 광소자 그랜드 컨소시엄’이 올해 종료되지만 이를 연계할 광산업 지원 프로젝트는 사실상 끊긴 상태다.
타 지역과의 경쟁도 녹록지 않다. 기업들이 밀집된 수도권을 비롯해 경남, 전북 익산 등도 광메카트로닉스와 LED밸리 등을 통해 광산업 클러스터화를 적극 추진 중이다.
한국광산업진흥회 등 일부 지원기관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 등을 바탕으로 흐름을 바꾸려 애를 쓰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광주시가 추진한 5대 신지역특화산업에서도 광산업은 빠졌다. 시도간 협력사업으로 대전시와 광전자융합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모두 광부품 기반이라 시너지가 떨어진다. 내년이면 광역선도사업으로 지원되는 광산업 프로그램도 종료된다.
윤장현 광주시장 당선인의 정책 공약집을 꼼꼼히 살펴봤지만, 거기에서도 광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광 관련 기업들의 불안감이 점점 높아가는 이유다.
광산업은 타산업과의 융합이 용이한 첨단산업이다. 10여년간 광산업을 키워온 노하우와 경험은 누구도 넘볼 수 없다. 광산업 자체를 따로 떼어내기보다는 자동차, 농업, 조선 등과 연계해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고 했다. 정치 역시 경제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낙후된 광주 지역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는 첨단산업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도 새 시장 당선인은 반드시 광산업 도약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보여줘야 한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