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1분기, 자동차·디스플레이 시장서 선방

세계적인 수요 침체에도 불구하고 자동차·디스플레이 시장이 상대적으로 호전되면서 이 분야에 포진한 주요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들의 실적이 개선됐다. 업황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는 팹리스 업계에서 자생력을 갖춘 곳들이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차량용 멀티미디어와 디스플레이 시장이 주력인 팹리스들은 지난 1분기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DMB·블랙박스·TV 등 전방 시장 활황 영향이 컸다”면서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도 많이 나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오디오비디오 내비게이션(AVN) 등 디지털 멀티미디어 프로세서(DMP) 전문 업체인 텔레칩스(대표 이장규)는 1분기 매출액 1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분기 48억원에서 6억원으로 줄었다. 비포형(차량 출고 전) 내비게이션 등 DMP 사업과 함께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스마트TV 셋톱박스용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 범위를 넓혀 일본·미국 등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차량용 블랙박스 칩 전문업체로 변신 중인 코아로직(대표 김한기)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86억원, 영업손실 19억원에서 이번 1분기 매출액 101억원, 영업익 4억원을 각각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 풀HD 블랙박스 솔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월드컵 특수를 앞두고 TV 생산량이 늘면서 디스플레이 타이밍 컨트롤러(T-Con) 전문 업체 성적도 호전됐다. 아나패스(대표 이경호)는 지난 1분기 매출액 309억원, 영업익 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 55% 향상됐다. 이 회사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인수한 GCT세미컨덕터와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통합 솔루션을 만들고 있다. 최근 중·저가형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도 개발, 올 하반기 시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적자에 허덕였던 티엘아이(대표 김달수)는 지난 1분기 매출액 292억원, 영업손실 5억원을 각각 기록, 전년 동기보다 손실 규모를 84% 줄였다. 신규 사업으로 미세기계전자시스템(MEMS) 센서를 내놓은데 이어 UFS(Universal Flash Storage) 낸드플래시 메모리 구동칩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황에 따라 업계 부침이 큰 편”이라며 “사업을 다각화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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