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시행을 앞두고 있는 유럽(EU) 단일특허제도가 우리 기업의 유럽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 번의 특허 등록으로 제도에 참여하는 유럽 25개국에서 특허권을 인정받을 수 있어 언어적 장벽과 비용, 제도적 복잡성에 유럽 진출에 애로사항을 겪던 기술 기반 기업의 유럽 진출이 활기를 Elf 전망이다.
특허청은 유럽특허청(EPO, 청장 베누아 바띠스텔리)과 함께 3일 서울 역삼동 발명진흥회에서 산업계 대표 초청 간담회와 EU단일특허제도 세미나를 개최했다.
EU단일특허제도는 유럽 시장에서 특허제도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비용을 절약하고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됐다. 특허출원 후 개별 국가별로 등록절차를 진행해야 했던 현행 유럽 특허와 달리 EPO에서 등록절차가 일괄로 진행된다. 특허를 한번만 등록하면 제도에 참여하는 유럽의 25개 국가에서 동일하게 보호받는 것이다.
베누아 바띠스텔리 유럽특허청장은 “EU단일특허제도가 시행되면, 25개 국가에서 특허를 보호받는다고 가정할 시 현행 제도 대비 70%이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개별 국가별 언어로 번역문을 제출하기 위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U 회원국(28개국) 중 25개국이 참여하며 내년 말 혹은 2016년 초쯤 13개국 이상에서 의회비준을 완료하고 시행에 들어갈 전망이다. 5월 현재 오스트리아와 프랑스에서 비준이 완료됐다.
현행 유럽 특허제도는 공식 언어(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중 하나로 EPO에 출원해 심사받은 경우 유럽특허조약 체약국에서 출원 및 심사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하나의 출원·심사절차로 다수국에서 특허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특허 결정을 받은 후 개별 국가에서 특허권을 인정받기 위해선 EPO에 등록하고도 해당 국가의 특허청에 번역문과 유지료를 제출하고 개별 등록을 해야 한다. 국가별로 등록 절차에 차이가 있어 복잡하고 번역·대리인 비용 및 시간 등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EPO는 단일특허제도와 함께 통합특허법원도 설립한다. 현재는 등록된 유럽특허에 대한 분쟁을 각국 법원이 관할하고 있어 동일 사안에 대해 여러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소송이 진행되거나 판결의 비(非)일관성 등 문제가 발생했다.
EU내 삼성-애플 간 특허 소송의 경우에도 독일 뒤셀도르프와 만하임, 뮌헨, 네덜란드 헤이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단일특허제도가 시행되고 통합특허법원이 설립되면 한 번의 판결이 유럽 전체에 효력을 미치게 돼 이 같은 비효율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바띠스텔리 청장은 “EU단일특허제도 시행으로 유럽 시장이 친 특허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편리한 제도로 한국의 우수한 기업들의 유럽 진출이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